고은 시인의 성추문으로 백지화된 경기 수원시 ‘고은문학관’ 예정지에 인문예술복합공간이 들어설 전망이다.
시는 정조인문예술재단과 논의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정조인문예술재단은 고은문학관 건립을 추진하던 고은재단이 최근 명칭을 바꾼 조직이다. 고은 시인과 관련됐던 이사들이 나가고 새로운 이사들로 충원돼 이번 사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시와 재단은 이미 고은문학관 설계를 맡았던 스위스의 건축가 페터 춤토르와 인문학 기반의 융복합 예술공간으로 밑그림을 바꾸는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에는 콘퍼런스장과 전시장, 공연장 등이 들어선다.
고은문학관은 2015년부터 고은재단 측이 시민 성금 등으로 200억원의 건립비용을 조달하고 시가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조건으로 추진됐다. 팔달구 장안동 한옥기술전시관 뒤편 시유지 6,000㎡가 예정지로 꼽혀 기본설계까지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고은 시인이 성추행 논란에 휩싸이면서 시와 고은재단이 지난 2월 28일 문학관 건립을 철회했다.
수원시는 시청 앞 올림픽공원 내 ‘평화의 소녀상’ 옆에 설치돼 있던 고은 시인의 추모 시비(가로 50㎝ㆍ세로 70㎝)를 철거하는 등 고은 시인의 흔적도 모두 지웠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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