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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핵협정 탈퇴 공식 선언…중동 정세 격랑

입력
2018.05.09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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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부 90일ㆍ180일 유예기간 후 이란 경제 제재 재개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도 제재 대상

이란은 핵 합의 유지 뜻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란 핵협정을 탈퇴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란 핵협정을 탈퇴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이란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2015년 협정에 공동 서명했던 유럽 동맹국들과 이란이 일제히 반발하는 가운데 이뤄진 미국의 협정 파기 선언으로 중동 정세가 한층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란 핵협정은 끔찍하고 일방적인 협상으로 애초 체결되지 말았어야 한다"면서 "미국은 이란 핵 협정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서 "현재 합의의 부패하고 형편없는 구조 아래선 이란의 핵 폭탄을 막을 수 없다는 게 분명하다”며 탈퇴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몇 달안에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도입하는 대통령 메모에 서명할 것이다”며 “우리는 최고 수위의 경제 제재를 도입할 것이다. 이란을 돕는 어떤 나라도 미국으로부터 강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의 조치는 미국이 더는 공허한 위협을 하지 않는다는 중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며 "나는 약속하면 지킨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이란이 새로운 합의를 원한다면, 나는 기꺼이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협정 탈퇴 선언에 따라 미국은 그동안 중단한 이란제재를 90일과 180일인 유예기간이 끝나는 대로 재개하기로 했다. 미 재무부는 이란의 원유 부문과 중앙은행 거래도 제재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재무부는 성명에서 이란으로의 항공기 수출, 이란 금속 거래, 그리고 미국 달러를 획득하려는 이란의 어떠한 노력도 재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핵협정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5년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이란 사이에 체결된 것으로, 이란은 핵 개발을 포기하고 6개국은 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정상들은 그동안 이란핵협정을 유지하되 일부 내용을 개정하는 절충안 마련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란은 일단 미국이 협정에서 탈퇴하더라도 핵 합의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선언 직후 이란 TV에서 "이란은 미국 없이 핵협정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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