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누드모델 몰카 유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사진이 최초 게시된 온라인 커뮤니티 측의 수사 비협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촬영 당시 미대 수업 참여 학생들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별다른 단서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사진이 처음 올라왔던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 대한 통신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다고 10일 밝혔다. 문제가 된 게시물을 올린 아이디와 해당 아이디가 접속한 경로를 추적해 최초 게시자와 유포 경로를 파악하겠다는 목적. 경찰 관계자는 “서버를 관리하는 업체 대상으로 영장을 신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워마드 서버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다는 점이 경찰 조사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향후 통신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더라도 우리나라 영토 외 지역에서는 영장 집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서다. 워마드는 국내 수사기관의 접근을 피하기 위해 해외 서버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마드 공지사항에는 과거 포털 사이트 다음의 ‘카페’를 이용했던 때 경찰 등에서 보낸 수사협조 이메일 내용을 공개하며 ‘(카페는) 보안이 취약하다 보니 고소와 경찰의 감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언급한 게시물이 올라와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워마드를 운영하고 있는 한 ‘개인’에게 수사 협조를 요청하는, 일종의 우회로를 선택하기로 했다. 운영자의 협조를 통해 임의제출 등 형식으로 필요한 자료를 확보해보겠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명예훼손 사건도 아닌 성범죄 사건이니 협조를 부탁한다고 연락을 취한 건 맞다”라며 “그런데 지금껏 워마드 운영진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오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당시 수업에 참여했던 20명 학생 중 절반가량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렀으며 휴대폰 등을 제출 받아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번 주 안으로 이들에 대한 조사를 마칠 방침이다.
전날 사건 피해자는 워마드 회원 두 명을 모욕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자신의 사진이 포함된 게시글에 성적으로 비하하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는 것이다. 경찰은 피해자의 고소장을 바탕으로 2차 가해에 대한 수사도 함께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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