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ㆍ여당에 힘 실어줘야” 70.1%
남경필 후보 현직 프리미엄 불구
지지율 3배 넘게 뒤지며 고전
6ㆍ13지방선거 경기지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유권자 10명 중 6명 가까이 지지를 받아 독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3배 넘게 격차를 보이며 뒤졌다.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경기 북부의 북한 접경지역마저 이 후보 쪽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와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1, 12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가 지지율 56.9%로 남 후보(17.0%)를 39.9%포인트의 큰 폭으로 제치고 1위를 달렸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1.9%, 이홍우 정의당ㆍ홍성규 민중당 후보는 각각 0.6%였다.
권역별로 보면 이 후보는 파주ㆍ고양ㆍ김포 등 북서해안권 접경지역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69.8)을 보였다. 반면 남 후보는 이 지역에서 가장 낮은 지지율(9.1%)로 저조했다. 그나마 9개 시ㆍ군이 포함된 북부내륙권에서 두 후보간 격차가 가장 적었지만, 그마저도 이 후보가 52.1%로 과반을 넘겼고 남 후보는 20.7%에 그쳤다. 파주와 김포는 남 후보가 2014년 지방선거 당시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승리한 지역임에도 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당시 남 후보가 10~20%포인트 이상 앞섰던 동두천ㆍ양주ㆍ연천ㆍ포천 등에서도 밀리는 점을 보면 남북관계 개선으로 보수텃밭으로 불리던 곳에서도 표심이 변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지역은 특히 6ㆍ13지방선거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정부ㆍ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이 70.1%로 이번에 함께 여론조사를 실시한 6개 지역 중 가장 많았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87.9%)과 민주당 지지도(63.7%)도 가장 높았다.
반면 남 후보는 ‘현 지사의 도정운영 평가’에서 ‘잘했다’가 54.0%로 ‘못했다’(31.9%)를 크게 앞선 결과가 억울한 대목이다. 현직 프리미엄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당 지지율이 11.8%로 바닥을 친 점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 후보는 인물경쟁력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후보 선택 기준을 묻는 질문에 후보자 개인의 능력을 꼽은 응답자가 40.4%로 가장 많았다. 정책과 공약(29.1%), 소속 정당(19.2%) 등이 뒤를 이었다. 두 후보 모두 지난 대선 당시 나란히 각각의 당내 경선에 나섰다는 점에서 이번 경기지사 선거는 여야 잠룡간 자존심 대결의 성격을 띄고 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일보와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서울ㆍ부산ㆍ인천ㆍ경기ㆍ충남ㆍ경남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ㆍ녀를 대상으로 했다.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5월 11, 12일 이틀간 조사했다. 지역별로 각각 800명씩 응답했다. 유선전화 임의걸기방식(RDD)와 3개 통신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사용했다. 응답률은 서울 15.9%, 부산 16.3%, 인천 15.2%, 경기 16.1%, 충남 19.1%, 경남 18.7%였다. 2018년 4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지역ㆍ성ㆍ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기타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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