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권위의 수학상인 ‘필즈상’으로 이름을 남긴 존 찰스 필즈(John Charles Fields)가 1863년 5월 14일 캐나다 온타리오 주 해밀턴 시에서 태어났다. 그는 토론토대를 나와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프랑스와 독일에서 막스 플랑크 등 당대의 수학ㆍ과학자들과 교유하며 연구했다. 1902년 토론토대 교수로 부임한 뒤 연구 못지않게 연구비 확보와 재단 설립 등 연구 지원에 힘썼고, 1924년 토론토 세계수학자대회(ICM)를 유치하기도 했다.
그의 바람 중 하나는 노벨상에 필적하는 수학상을 제정하는 것이었다. 그는 32년 8월 숨지면서 4만7,000달러를 상 기금으로 기부하라는 유언을 남겼고, 직후 열린 취리히 수학자대회 참가자들이 ‘필즈상’을 제정했다.
필즈상은 ‘업적’을 평가해 수상자를 정하는 노벨상과 달리, “향후 연구를 통해 인류에게 기여할 가능성”을 함께 평가한다. 그래서 ‘40세 이하’ 규정이 만들어졌고, 상 제정에 가담한 원로ㆍ중견 수학자들이 자동적으로 배제됐다. 필즈상은 36년 두 명의 첫 수상자를 낸 뒤 세계대전으로 중단됐다가 50년부터 4년마다 열리는 수학자대회에서 2~4명의 수상자를 발표한다. 지금까지 수상자는 총 56명. 캐나다달러(CAD) 기준, 상금 1만5,000 달러와 5,500 달러 상당의 금메달이 수여된다.
2014년 서울대회에서 필즈상을 탄 여성 최초 수상자로 2017년 유방암으로 별세한 이란 출신 미국 스탠퍼드대의 수학자 마리암 미르자카니(당시 37세), 20세기 수학의 난제 중 하나로 꼽히던 ‘푸앵카레 추측(우주 형태와 구조에 관한 가설)’을 수학적으로 증명해 2006년 필즈상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상을 마다한 채 은둔해버린 러시아 수학자 그리고리 페렐만(Grigory Perelman 1966~) 등이 대중에게도 비교적 알려진 필즈상 수상자(지명자)다.
2014년 서울대회 조직위원장이던 박형주 포스텍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수학올림피아드에서 선전해온 한국이 단 한 명의 수상자도 못 낸 까닭으로 취직과 논문 강박 때문에 장기간 매달려야 할 수학적 난제를 택할 수 없는 한국 현실을 지목했다. 하지만 그 어려움 속에서도 세계를 놀라게 할 연구주제에 매달려온 서너 명의 젊은 수학자가 있다면서 “당장 다음 번 수상도 가능하지 않나 낙관한다”고 말했다. 2018 수학자대회가 올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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