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성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中 실리콘밸리 ‘중관춘’ 등 참관
“北 개혁 개방 의지 보인 것” 해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측근 실세인 박태성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14일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했다. 북중 정상이 지난 7~8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전격 회동한 데 이어 양국 간 밀착이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김 부위원장이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中關村)을 참관함으로써 북한이 개혁ㆍ개방 의지를 보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날 베이징 소식통들에 따르면 박 부위원장 등 북한 방문단은 이날 오전 고려항공 편으로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에 도착한 뒤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의 영접을 받으며 중국 측이 준비한 차량을 이용해 국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로 이동했다. 방중 인사에는 류명선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김능오 노동당 평안북도위원장, 김수길 노동당 평양위원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에선 공산당 대외연락부 관계자들이 공항에 나왔고, 북한 고위급 인사의 도착을 전후해 공항에는 무장경찰이 대거 배치돼 일반인의 접근이 통제됐다. 오전 11시께 북한 인공기를 단 의전차량과 중국 측 경호차량 등 12대가 댜오위타이 동문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양측이 댜오위타이에서 오찬이나 회담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후 오후 2시께 북한 방문단 차량 행렬은 댜오위타이를 나와 김 위원장이 지난 3월 방중했을 때 방문했던 중관춘 과학원을 참관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2010년처럼 중국이 북한의 주요 시도 노동당 위원장을 초청해 주요 지역을 시찰토록 함으로써 북중 협력을 모색하려는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 박 부위원장이 지난 3월 김 위원장 방중 당시 김 위원장을 수행한 측근 실세로 알려져 있어 북한이 능동적으로 개혁ㆍ개방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 고위급 인사의 이번 방중은 지난 7~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에 따른 후속 조치 논의, 최근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담 내용 설명 등을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이 경우 통일전선부를 이끄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중 가능성도 있다. 그는 폼페이오 장관의 두 차례 방북 때 카운터파트 역할을 하며 수 차례 면담했고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면담에도 배석했다.
한 소식통은 “박 부위원장이 방문단을 이끌고 왔다면 경제협력 차원의 방문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김 위원장이 측근 실세를 중국에 보내 개혁ㆍ개방의 현장을 둘러보게 하는 것 자체가 경제 재건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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