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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에 미국 대사관 개관… 피로 물든 팔레스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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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에 미국 대사관 개관… 피로 물든 팔레스타인

입력
2018.05.14 23: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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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 부부ㆍ므누신 등 800명 개관식 참석

佛ㆍ獨 “美 대사관 이전은 국제법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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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이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 개관한 14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표정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스라엘과 국경 지대인 가자 지구에선 예루살렘 대사관 이전에 항의하는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이스라엘 총격에 맞서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다. 이날 가자지구에선 팔레스타인 시위대 가운데 최소 41명이 숨졌고, 500명이 부상당했는데 유혈 충돌이 지속되고 있어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새로 개관한 예루살렘 대사관 현판을 제막하며 직접 설명에 나서자,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이 박수를 치고 있다. (아래사진) 가자지구•예루살렘=AFP 연합뉴스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이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 개관한 14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표정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스라엘과 국경 지대인 가자 지구에선 예루살렘 대사관 이전에 항의하는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이스라엘 총격에 맞서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다. 이날 가자지구에선 팔레스타인 시위대 가운데 최소 41명이 숨졌고, 500명이 부상당했는데 유혈 충돌이 지속되고 있어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새로 개관한 예루살렘 대사관 현판을 제막하며 직접 설명에 나서자,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이 박수를 치고 있다. (아래사진) 가자지구•예루살렘=AFP 연합뉴스

가자 지구에서 14일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개관에 항의하는 팔레스타인의 시위가 대규모로 벌어진 가운데 이스라엘 군의 총격으로 최소 52명이 사망하고 2,400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CNN 등 외신이 보도했다.

유혈 충돌이 계속되고 있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2,000여명의 민간인 사망자를 낸 ‘50일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유혈 사태다.

이날 텔아비브에 있던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을 두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표정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스라엘은 축복의 날이라며 환호했지만, 팔레스타인들은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건국 70주년 기념일까지 겹친 이스라엘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예루살렘 거리에는 이스라엘 국기와 나란히 성조기가 내걸렸다. 800여명이 초청된 개관식에는 미국의 축하 사절단도 대거 등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이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축하 영상 메시지에서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진정한 수도”라고 칭하며 “미국은 언제나 이스라엘의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고 약속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를 창조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같은 시각 팔레스타인들은 가자지구에서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개관식 이전부터 모여든 3만 5,000명의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가자 지구 북쪽 분리 장벽으로 향하자, 이스라엘 군이 실탄 총격을 가하면서 유혈 충돌이 발생했다. 사망자 중엔 14세 소년 등 8명의 아이들이 포함됐다고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는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를 통제하는 무장정파 하마스의 군사 기지 5곳도 전투기로 폭격했다.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는 이스라엘이 “끔찍한 학살”을 저질렀다고 비난했으나, 이스라엘 정부는 국경을 넘어선 불법 행위에 대해서만 발포했다며 정당 방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선 이스라엘 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 외무부는 이번 유혈사태를 초래한 미국의 일방적인 대사관 이전에 대해서도 “국제법 위반”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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