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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7,000원 맛집을 찾아서…남서(중문·대정)편

입력
2018.05.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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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식후경. 북서(애월•한림), 동부(함덕•세화), 남동(성산•표선) 맛집과 패키지로 즐기세요.

▦대정읍 영성식당

밀냉면 7,000원 /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대서로44번길 8 / 064-792-0957

이제는 밀면의 계절. 송송 썬 수육을 밀면에 감아 큼지막하게 한 입!
이제는 밀면의 계절. 송송 썬 수육을 밀면에 감아 큼지막하게 한 입!
야들야들한 수육과 아삭아삭한 김치가 묘한 긴장감을 일으키며 입안에 맴돈다. 막걸리 한 사발?
야들야들한 수육과 아삭아삭한 김치가 묘한 긴장감을 일으키며 입안에 맴돈다. 막걸리 한 사발?
다른 밀면집보다 아직(?) 제주도민의 입맛을 꽉 잡아두고 있는 편.
다른 밀면집보다 아직(?) 제주도민의 입맛을 꽉 잡아두고 있는 편.

모슬포엔 3대 밀면 천왕이 있다. 관광버스마저 사로잡은 수육의 성지인 산방식당, 톳 밀면과 왕만두로 진검승부하는 하르방밀면, 그리고 여기 영성식당이다. 토박이 주민의 맛을 사로잡은 내공이 있는 집이다. 이가 불편해도 씹기 좋을 만큼 면이 특별히 가늘다. 그래서 더 쫀득쫀득하게 느껴진다. 3단계로 반복해 먹는 것도 별미다. 처음엔 면만 후루룩, 중간은 고기를 말아서, 마지막으로 밑반찬으로 나오는 무를 말아 상큼하게 마무리한다. 소 뼈를 우려낸 육수인지라 맑고 개운하다. 뒤늦게 듣고 나서 국물을 남긴 게 죄스럽다.

▦안덕면 춘미향식당

고기정식 7,000원 /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로 382 / 064-794-5558

서두르지 않으면 1만8,000원짜리 춘미향정식을 만날 위험이 있다. 사진 @ojinio
서두르지 않으면 1만8,000원짜리 춘미향정식을 만날 위험이 있다. 사진 @ojinio

점심 한정판인 고기정식이 있다. 흑돈전지 100g과 생선 탕수, 밑반찬의 알찬 구성이다. 7,000원으로 대낮부터 불판에 생고기를 구워먹는 실제 상황이 펼쳐진다. 새콤달콤한 소스에 젖은 야채와 튀긴 생선을 버무린 한 입도 기똥차다. 밑반찬에 전은 늘 빠지지 않는다. 단, 스피드가 중요하다. 점심 때 이거 먹겠다고 줄 섰다가 마감됐다는 비보를 들을 수도 있다. 식사에 성공했다면 산방산의 꼭대기에 있는 산방굴사에 올라갈 힘이 생긴다.

▦대정읍 박김식당

정식 7,000원 /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대서로44번길 8 / 064-792-0957

손님에 대한 갸륵한 마음이 아니고서야…. 만들다가 화가 날(!) 법한 밑반찬이 여럿 보인다.
손님에 대한 갸륵한 마음이 아니고서야…. 만들다가 화가 날(!) 법한 밑반찬이 여럿 보인다.
브레이크 타임에 가면 장날이다. 오전 8시~11시, 오후 1시30분~5시까지 출입금지!
브레이크 타임에 가면 장날이다. 오전 8시~11시, 오후 1시30분~5시까지 출입금지!

복불복 정식집이다. 어떤 상차림이 될까? 감이 안 잡힌다. 메인으로 수육이 나오기도 하고, 제육볶음이 나오기도 한다. 자주 가도 다른 집 같다. 메인 메뉴 외 불필요한 밑반찬은 싹 뺐다. 딱 아들 친구를 초대해 욕심 내서 차린 엄마 밥상이다. 야채와 튀김 및 전류 등은 골라 먹는 재미를 준다. “반찬 더 주세요”해도 눈치 안 준다. 올레길 10코스이고, 가파도와 마라도로 가는 모슬포항이 코 앞이다. 단 아침과 점심, 저녁 식사 시간대가 정해져 있다. 혼밥도 어렵다.

▦회수동 용이식당 중문점

두루치기 7,000원 / 서귀포시 회수동 597-2 / 064-739-7897

용이식당의 두루치기는 10명 중 9명이 맛있다고 할 그런 맛이다. @fly_3hyun
용이식당의 두루치기는 10명 중 9명이 맛있다고 할 그런 맛이다. @fly_3hyun
제주시에도 ‘천도두루치기’란 간판으로 분점이 있다. @fly_3hyun
제주시에도 ‘천도두루치기’란 간판으로 분점이 있다. @fly_3hyun

두루치기로 한 길 인생이다. 반찬도 별 게 없다. 오로지 두루치기로만 승부한다. 일단 고기를 충분히 익힌다. 이후 푸짐한 파채와 무생채, 콩나물(식성에 따라 김치까지)을 올려서 볶은 뒤 고기를 크게 싸서 한입에 털어 넣는다. 양념이 듬뿍 밴 무채가 입에서 상큼하게 터진다. 하이라이트는 바로 셀프 볶음밥. 힘들더라도 20% 정도 두루치기 양을 남긴다. 무료로 선사되는 고추장과 참기름, 남은 야채를 넣어 밥을 볶는데, 마늘이 들어가면 금상첨화다. 한 입 먹으면 다음에 언제 또 먹지, 생각나게 하는 맛이다. 배고파졌다. 본점은 서귀포점이다.

강미승 여행칼럼니스트 frideameetssomeon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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