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체제보장’과 ‘미국 북핵 제거’ 사이… 문 대통령, 타협점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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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회담서 ‘중재외교’ 주력

트럼프와 배석자 없이 단독회담

김정은과 나눈 이야기 전달하고

물밑채널로 확인한 北불만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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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비핵화 로드맵도 현안

포괄적 핵폐기 합의ㆍ초기이행 등

북미관계ㆍ대북지원 문제 논의도

靑 “북미대화 성공을 위해 노력”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1일 오후 워싱턴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3주 앞으로 다가온 북미 정상회담 성패의 분수령이 될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문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 해법을 두고 북미 간 중재외교에 나선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판문점 도보다리 대화, 국가정보원 등 남북 물밑 채널로 확인한 북한의 의중 등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주요 카드다.

이날 오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출발한 문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워싱턴에 도착, 1박을 한 뒤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갖는다. 문 대통령의 3번째 미국 방문이고, 한미 정상회담으로는 4번째다.

1박 4일 실무방문인 만큼 군더더기 일정 없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자체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전 미국 외교ㆍ안보 관련 고위 관계자를 만나고, 단독 및 확대회담 직후엔 워싱턴에 있는 주미 대한제국공사관을 방문한 뒤 곧바로 귀국한다. 공사관 방문은 조미 수호통상조약 체결 136주년 및 공사관 개설 130년 기념 차원이다.

1889년 미국 워싱턴DC에서 문을 연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의 복원이 완료됐다. 사진은 공사관 외부 전경.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일인 오는 22일(현지시간) 개관식을 열고 박물관 역할로 일반에 개방된다. 워싱턴=연합뉴스

최대 관심은 22일 낮 배석자 없이 갖는 단독 정상회담이다. 문 대통령은 4ㆍ27 남북 정상회담 때 확인한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입장 및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 요구안 등을 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할 예정이다. 또 6ㆍ12 북미 정상회담 개최 합의 후 북한이 최근 미국과 한국을 향해 표시하는 불만의 배경도 전달하며 중재를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을 동원해 미국의 비핵화 압박에 불만을 토로하고 한국의 적극적 행동을 끌어내려 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판문점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과 나눈 이야기들이 많은 만큼 이를 중심으로 북미대화 성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완전한 비핵화 로드맵 협의가 핵심 현안이다. 북한은 단계적ㆍ동시적 비핵화와 함께 체제 안전을 보장 받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미국에 위협이 되는 북한의 핵무기 제거에 관심을 쏟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사이에서 포괄적 핵폐기 합의 및 초기 이행, 그에 따른 북미관계 정상화 및 대북 지원 원칙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오전 11시30분부터 20분간 이어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북미회담을 앞두고 최근 북한이 보이고 있는 여러가지 반응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청와대 제공

양국 정상은 이에 앞서 20일 긴급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태도 경색 등 최근 상황 변화를 중심으로 대화를 나눴다.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상황에서 토요일 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건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 태도가 북미 정상회담에서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