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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중재외교 올인한 문 대통령 “트럼프 역사적 위업 해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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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중재외교 올인한 문 대통령 “트럼프 역사적 위업 해낼 것”

입력
2018.05.23 04:4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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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회담서 무슨 이야기 오갔나

문, 북 체제 보장 요구 등 설명

트럼프 ‘선 핵폐기, 후 보상’ 아닌

북 입장 반영한 ‘모델’ 들고 나와

북미회담 성공에 대한 입장 조율

문 대통령 “북미 정상회담 개최 북한 의지 의심할 필요 없다” 언급도

확대회담선 핵심 인사들 총출동

강경화ㆍ정의용ㆍ펜스ㆍ볼턴 등 배석

한미동맹이 한반도 등 평화 위한

‘중추적인 역할 핵심축’ 재확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영빈관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왼쪽)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에서 두 번째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워싱턴=고영권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영빈관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왼쪽)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에서 두 번째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워싱턴=고영권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1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조윤제 주미대사의 영접을 받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1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조윤제 주미대사의 영접을 받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의 초점은 오직 하나, 북미 정상회담 성공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와 체제안전 보장 요구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하며 다음달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 도출을 위한 적극적 외교전에 올인했다.

하루 전 워싱턴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숙소인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미국 외교안보정책 핵심 책임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접견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두 사람이 북미 정상회담 성공적 개최를 위해 노력하는 부분을 평가하며 “역사적 기회인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잘 보좌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날 낮 12시 백악관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루즈벨트룸에서 방명록에 서명한 뒤 미국 대통령 집무 공간인 오벌 오피스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이동했다. 벽난로를 배경으로 의자에 앉은 두 정상은 기념촬영 후 트럼프 대통령, 문 대통령 순으로 모두 발언을 했고, 배석자 없이 단독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단독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 이 과정에서의 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양국 정상은 북미 정상회담 여건 및 준비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향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로 나아가기 위한 전략과 방안도 중점적으로 협의했다.

한미 정상은 20일 가진 15번째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을 동원해 미국과 한국을 비난한 의도를 평가한 바 있다. 이날 회담에서도 문 대통령은 북한의 강경한 입장 배경을 설명하며 북한이 요구하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 요구의 의미, 체제안전 보장을 위한 북미관계 정상화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의 강공 이후 ‘선(先) 핵폐기, 후(後) 보상’ 방안인 리비아식 핵폐기 모델 대신 북한의 입장을 반영하고 경제 지원을 강조하는 ‘트럼프 모델’, ‘한국식 모델’을 들고 나왔다. 이에 따라 두 정상은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합의, 이행에 관한 전반적 입장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독 정상회담에 이어 두 정상은 한미 수행원이 배석한 가운데 확대회담 겸 업무오찬을 이어갔다. 한국에선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윤제 주미대사, 정의용 실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배석했고, 미국에선 마이크 펜스 부통령, 폼페이오 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볼튼 보좌관 등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이 자리에서는 한미동맹이 북핵 문제 해결뿐 아니라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온 핵심축(linchpin)이라는 점도 재확인했다. 이날은 136년 전인 1882년 5월 22일 양국이 최초로 수교하며, ‘조미 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한 날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특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힘을 통한 평화’라는 트럼프 대통령 비전 덕분에 사상 최초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다고 강조했고, “지난 수십 년 동안 아무도 해내지 못했던 역사적인 위업을 트럼프 대통령이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치켜세우며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측면 지원했다.

정상회담 직후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의심할 필요가 없다. 북미 간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비핵화와 체제 안정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두 정상은 또 최근 북한이 보인 한미 양국에 대한 태도에 대해 평가하고, 북한이 처음으로 완전 비핵화를 천명한 뒤 가질 수 있는 체제 불안감의 해소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또 6ㆍ25전쟁 종전선언도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ㆍ북ㆍ미 3국이 함께 선언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두 정상은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비난한 맥스 썬더 한미연합군사 훈련의 종료일인 오는 25일 이후부터 남북 고위급 회담을 비롯한 대화 재개가 이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고 윤 수석은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1박 4일 방미 일정 중 정상회담 등 미국 체류 시간(약 24시간)보다 미국을 오가는 공군 1호기 탑승 시간(약 31시간)이 길었던 것도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귀국길에 올랐다.

워싱턴=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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