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회담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 상당”
회담 연기 가능성 열어두고 북 결단 촉구
“북한, 훌륭한 나라가 될 기회 붙잡아야”
“시 주석 세계적 포커 플레이어…두 번째 방중 이후 달라져”
백악관 “비핵화 달성 목표…회담 준비 계속”
폼페이오 국무장관 “회담 계속 준비중…성공할 것으로 자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우리가 원하는 어떤 조건들이 있다”며 “그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해법으로 일괄 타결 방안을 선호한다고 밝혀 단계적 방안을 주장하는 북한과의 조율 과정에서 회담 연기 가능성을 열어두고 북한의 결단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과 국무부는 비핵화 합의를 목표로 내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계속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장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6월에 회담이 열리지 않을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 그것도 괜찮다”며 이 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열리지 않는다면 나중에 열릴 것이다. 아마 다른 때에 열릴 것이다. 지켜보자”며 “회담이 열릴지 여부를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건부지만 북미 정상회담을 연기할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비핵화 해법에 대해 “일괄 타결(all in one)이 바람직하다. 완전히 그렇게 해야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일괄 타결이 더 낫다”며 “물리적인 이유로 매우 짧은 시간에 그렇게 하기 어려울 수는 있다. (그렇더라도) 본질적으로 그것은 일괄 타결이다”며 조속한 비핵화와 체제 보장 및 경제 지원 등의 빅딜식 합의를 주장하는 미국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회담이 열린다면 북한에는 훌륭한 일이 될 것이다”며 “북한이 훌륭한 나라가 될 기회를 갖고 있다. 그들이 이 기회를 붙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회담 성사의 공을 북한에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김정은)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다. 처음부터 얘기해왔다. 그는 안전하고 행복할 것이다. 그의 나라는 부유해질 것이다”며 북한에 대한 체제 보장과 경제적 지원도 거듭 약속했다. 그는 “한국, 중국, 일본은 기꺼이 북한을 훌륭하게 만들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하며 기꺼이 도우려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김정은)는 25년 후, 50년 후에 돌아보면, 북한을 위해 이룩한 일에 매우 자랑스러울 것이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매우 진지하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근 북한의 돌변을 두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영향력을 제기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중국의 개입 가능성을 재차 거론했다. 그는 시 주석에 대해 “세계적인 포커 플레이어라고 생각한다”며 “그 회담(김 위원장의 두번 째 방중) 이후 (북한의) 태도가 다소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갑자기 그가 중국에 두 번째 방문했다. 첫 번째는 모두가 알았다. 두 번째는 깜짝 방문이었다. 그 회담 이후 상황이 변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는 중국과의 무역 문제를 생각할 때, 북한과의 평화를 위해서 그들이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 뒤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미북 정상회담을 포함해 중요한 이슈에 대해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며 “두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그러면서 “우리는 회담을 계속 준비하고 있다”며 “그들이 만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확실히 준비돼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상회담으로 예정대로 계획하고 있다며 회담 성공을 위해 미국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우리가 그것을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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