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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기자회견에 칭찬 릴레이… 트럼프 “문 대통령 중재력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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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기자회견에 칭찬 릴레이… 트럼프 “문 대통령 중재력 A+”

입력
2018.05.23 13:2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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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의 연속이었던 한미회담

文대통령 “트럼프이기 때문에

아무도 못한 일 해내리라 확신”

트럼프 “엄청난 신뢰 갖고 있어

한국은 文대통령이어서 행운”

#

단독회담 예정보다 10분 줄어

감색 정장에 스트라이프 넥타이

양국 정상 드레스코드도 맞춰

친교활동ㆍMOU체결 등은 생략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단독회담에서 대화하다 밝게 웃고 있다. 워싱턴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단독회담에서 대화하다 밝게 웃고 있다. 워싱턴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네 번째 정상회담은 파격의 연속이었다.

애초 두 정상은 사전 각본이나 배석자 없이 단독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었다. 때문에 북한이 대화의 판을 깰 수 있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만의 하나라도 두 정상이 대화 과정에서 불협화음을 빚어내면 한반도 정세에 위기가 찾아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이런 예상과 달리 두 정상은 미 대통령 집무실인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깜짝 기자회견을 열면서 긴밀한 관계를 재확인 했다. 두 정상이 사전 조율도 없이 취재진의 질문에 허심탄회하게 답한 건 상호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면서 낮 12시 35분 종료될 예정이던 단독회담은 순차적으로 밀리면서 20분 남짓 진행된 후 오후 1시 3분 끝났다.

칭찬 릴레이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기 때문에 지난 수십년간 아무도 해내지 못했던 일을 해내리라 확신한다”고 말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을 추켜 세웠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 문제에 관해 문 대통령에 엄청난 신뢰를 가지고 있다” “한국은 문 대통령이 대통령이어서 행운”이라고 화답했다. 또 답변을 하던 중 문 대통령을 돌아보며 “내가 잘 말했나. 이 이상 잘 할 수 없을 것 같다. A+(플러스) 점수를 준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어 현장에서 웃음이 터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의 물음에 허심탄회하게 답하며 기자회견은 30분 가까이 진행됐고 한미 정상회담과 무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방미 하이라이트였던 단독회담은 예정 시간인 30분보다 짧은 20분 남짓으로 줄었다. 우리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지만, 한미 공조를 분명히 하고 북미 갈등을 봉합한 점은 성과로 꼽힌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감색 정장에 흰색 와이셔츠, 붉은색과 남색이 섞인 사선 스트라이프 넥타이를 매고 나왔다. 지난해 6월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때도 양측은 파란색 넥타이로 드레스 코드를 맞췄다. 다만 두 정상이 북미 정상회담 논의에 집중하며 정상회담에 뒤따르는 친교활동, MOU(양해각서) 체결 등의 절차는 대거 생략됐다. 문 대통령이 워싱턴에 머무른 시간도 약 24시간으로 왕복 비행 시간인 26시간보다 짧았다.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 대신 캐런 펜스 부통령 부인을 워싱턴에서 가장 오래된 저택인 디케이터 하우스에서 만났다. 멜라니아 여사는 신장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어서 만남이 이뤄지지 못했다. 한미 정상 만남이 긴박한 한반도 상황 속에서 이뤄져 이례적인 상황들이 쏟아진 것이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113년 만에 재개관한 워싱턴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방문했다. 주미공사관은 1889년 2월 서구에 처음 설치된 외교공관이다. 하지만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이 박탈당하며 기능이 중단됐고, 1910년 일본이 단돈 5달러에 강제 매입하고는 미국인에 10달러에 팔았다. 이후 2012년 문화재청이 350만달러(당시 약 40억원)를 들여 재구입한 후 이날 다시 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한미 정상회담도 잘 됐고 이런 날 또 주미공사관이 재개관해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식민지 시대와 전쟁을 겪고 여기까지 온 대단한 민족”이라며 “이런 얘기들이 제대로 기록으로 남아 알려져야 한다. 우리가 그냥 하늘에서 떨어진 나라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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