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2일 (현지시간) 백악관 정상회담에서는 예정에 없던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면서 즉석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는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여부와 한반도 운전자론을 주장하는 문 대통령에 대한 질문 등이 이어졌다. 이중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에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
한국 측 기자 - 북한 문제와 비핵화 이슈를 푸는 데 있어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역할에 대해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가?
트럼프 대통령 = 문 대통령의 능력을 굉장히 신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아니면 이 문제가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협상을 한국이라든지, 북한을 위해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한반도, 전체를 위해서 지금 노력을 하고 있다. 그래서 아주 큰 신뢰를 가지고 있고 또 지금 하고 있는 방법이 잠재적으로 가능성이 큰 방법으로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과연 북한과의 협상이 잘 이뤄질 것이냐, 안 이뤄질 것이냐는 두고 봐야 되겠다. 나는 이런 협상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어떤 경우에는 협상에 들어감에 있어서 가능성이 0이었는데도 100으로 협상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고, 가능성이 굉장히 컸다가도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일단 가봐야 되겠다. 하지만 한국은 문 대통령이 대통령인 것이 아주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좌중 웃음, 양 정상도 웃으며 악수)
미국 측 기자 - 비핵화가 한꺼번에 일괄 타결이 되는 것을 원하는가, 아니면 단계적으로 점진적으로 비핵화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트럼프 대통령 = 한꺼번에, 일괄 타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것이 더욱 더 낫겠다. 완전히 그렇게 해야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한꺼번에 빅딜로 타결되는 것이 바람직다. 그런데 한꺼번에 이뤄진다는 것은 물리적인 여건으로 봤을 때 불가능할 수도 있으니 물리적인 이유 때문에 짧은 시간에 딜이 이뤄졌으면 한다.
한국 측 기자 - 북한과 김정은이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결정한다면, 당신은 정말로 북한 정권의 안전을 보장할 것인가?
트럼프 대통령 = 처음부터 보장하겠다고 이야기해왔다. 김정은은 안전할 것이고, 굉장히 기쁠 것이다. 또 북한은 굉장히 번영될 것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한국에 수조 달러의 지원을 해왔다. 한국을 보면 세계에서 얼마나 훌륭한 국가인지 다 아실 것이다. 북한도 같은 민족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번에 협상이 잘 이뤄진다면 김정은을 굉장히 기쁘게 할 것이고, 만약에 이뤄지지 않는다면 솔직히 말해서 김정은은 그렇게 기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지금 김정은은 역사상 없는 가장 큰 기회를 가지고 있다. 한 가지 더. 한국과 중국, 일본 이 3국과 다 대화를 했다. 이 3국 모두 북한을 도와서, 북한을 아주 위대한 국가로 만들기 위한 아주 많은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미국 측 기자 - 남북 정상회담 때 어떤 경험을 했는가. 어떤 말을 듣고 싶나?
트럼프 대통령 = 싱가포르의 북미회담 전에 북한을 만날 수 있고, 또 나중에 만날 수도 있겠습니다만, 여러 가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 우리는 자주 통화를 하기 때문에 그동안에 이야기를 안 한 것이 많지는 않다.
미국 측 기자 - 중국이 북한에게,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서 약간 부정적으로 이야기했다고 보나?
트럼프 대통령 =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두번째 만난 다음에 김정은의 태도가 좀 변했다고 생각한다. 별로 좋은 느낌이 아니다.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나는 시 주석과 굉장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내가 중국을 갔을 때 중국에서 큰 환대를 받았다. 하지만 김정은이 중국을 두 번째 방문하고 떠난 다음에 태도 변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내가 알 수는 없다. 시 주석은 세계 최고의 도박사, 포커페이스 플레이어라고 볼 수 있다. 나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어쨌든 만난 다음 태도가 변한 것은 사실이다. 어쩌면 거기서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일어났을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시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에 대해서 아무도 몰랐다는 사실이다. 문 대통령께서는 그 두 번째 만남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가지실 수도 있겠다. 문 대통령께서 다른 의견이 있으시다면 지금 말씀하셔도 좋을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 =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것이 과연 실현될 것인가, 여기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이 미국 내에 있는 것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 실패해 왔었다고 이번에도 실패할 것이라고 미리 비관한다면 역사의 발전 같은 것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북미 간 여러 번 합의가 있었지만 정상들 간에 합의가 도모되는 것은 이번이 사상 최초다. 더구나 정상회담을 이끄는 분이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의 극적인 대화, 긍정적인 상황 변화를 이끌어냈다. 트럼프 대통령께서 북미정상회담도 반드시 성공시켜서 65년 동안 끝내지 못했던 한국전쟁을 종식시키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룸과 동시에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북미 간에도 수교를 하고, 정상적인 관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것은 세계사에 있어서 엄청난 대전환이 될 것이다. 그 중요한 대전환의 위업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란 믿음 갖고 있고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그것은 북한에도 안전을 보장함과 동시에 평화와 번영을 만들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한국 측 기자 -최근에 청와대에서 중재자 역할을 강조했는데 현 국면에서 정부의 역할 어떻게 할 수 있나. 북한의 태도 변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데 대통령의 생각은?
문재인 대통령 = 최근의 북한의 태도 변화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걱정하는 그런 것이 있는데, 저는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제대로 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 제 역할은 미국과 북한 사이의 중재를 하는 그런 입장이라기보다는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서, 또 그것이 한반도와 대한민국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국과 함께 긴밀하게 공조하고 협력하는 관계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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