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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 “‘예쁜 누나’ 덕에 드라마 두려움 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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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 “‘예쁜 누나’ 덕에 드라마 두려움 사라졌어요”

입력
2018.05.28 04:4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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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충분히 재워주겠다는 공언 등

18년 경력 처음 겪는 인간적 현장

5년 만에 안방극장 성공적 복귀

손예진은 “제주도에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마지막 회 촬영을 하고 스태프들과 엉엉 울었다”며 “이별의 아쉬움은 처음 가보는 ‘포상휴가’로 털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손예진은 “제주도에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마지막 회 촬영을 하고 스태프들과 엉엉 울었다”며 “이별의 아쉬움은 처음 가보는 ‘포상휴가’로 털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유독 비가 많이 내린 봄이었다. 안방극장에는 사랑의 비가 촉촉히 내렸다. 잔잔한 ‘현실 연애’ 한 편이 남긴 봄비의 기억은 강렬했다. 손예진(36)은 “2018년 봄에 영원히 잊지 못할 신기한 경험을 했다”고 했다. 최근 종방한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예쁜 누나’)는 그에게 잊지 못할 과거가 됐다.

겉보기에 ‘예쁜 누나’는 특별할 게 없어 보였다. 연상연하 커플인 윤진아(손예진)와 서준희(정해인)가 주위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을 이어간다는 내용이니까.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예쁜 누나’는 의외의 연속이었다. 적어도 손예진에게는 그랬다. 배우생활 처음으로 16부작 드라마 대본 전체를 받아봤다. “잠을 충분히 재워주고, 인간적인 현장을 만들어주겠다”는 믿을 수 없는 제안도 있었다. KBS드라마 ‘상어’(2013) 이후 좀처럼 안방극장에 엄두를 내지 못한 이유는, “대본을 알 수 없고,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상태에서 온전한 정신으로 연기하긴 힘들어서”였다. ‘생방송’ 촬영에 ‘쪽대본’까지 겹치면 악몽 중에 악몽이었다. MBC 드라마 ‘하얀거탑’(2007), JTBC 드라마 ‘아내의 자격’(2012)과 ‘밀회’(2014) 등을 연출한 안판석 PD를 만나고 방송에 대한 생각이 싹 바뀌었다. “믿음이 생기고 두려움은 사라졌어요.”

손예진은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통해 서른 중반 여성들의 직장생활과 연애를 현실적으로 풀어냈다.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손예진은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통해 서른 중반 여성들의 직장생활과 연애를 현실적으로 풀어냈다.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리허설 없이 단번에 촬영을 끝내는 ‘안판석 스타일’도 새로웠다. 안 PD는 단 한 컷에 끝내야 하는 배우들의 부담을 눈치챘는지, “대사를 외우지 말고, (보이는 곳에) 조그맣게 써놓으라”고 했다. 대사를 외워 읊조리기만 하는 전형적인 연기를 지양하자는 의견이었다. 손예진은 “처음에는 엄청 부담스러웠다”고 했다. “연극하는 기분이었죠. 호흡이 긴 장면을 끊지 않고 이어갔으니까요. 익숙해지니 상대 배우와 애드리브도 맞추게 되더라고요.” 좋은 촬영 여건은 배우를 춤추게 했다. 데뷔 18년 된 손예진의 ‘연기 내공’이 제대로 발휘됐다.

손예진은 ‘예쁜 누나’를 촬영하며 “무언가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오랜만에 드라마에 출연한다고 “진짜 열심히 한다는 인상을 주기 싫었다”고 했다. “배우 생활을 오래할수록 기교 때문에 느끼한 연기가 나올 수 있거든요. ‘예쁜 누나’는 대사와 현실적인 장면이 많아서 담백했으면 했어요. 촌스러운 느낌을 주지 말아야지 했죠.”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윤진아(손예진ㆍ왼쪽)와 서준희(정해인)의 여러 키스 장면들로도 화제가 됐다. JTBC 제공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윤진아(손예진ㆍ왼쪽)와 서준희(정해인)의 여러 키스 장면들로도 화제가 됐다. JTBC 제공

그의 의도는 적중했다. 일상적인 연애를 그린 드라마에서 담백함은 필수요소였다. 카페나 레스토랑, 길거리, 놀이터, 회사 옥상 등에서 펼쳐지는 연인들의 데이트를 담담하게 그려가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샀다. 처음 주연으로 나선 후배 정해인과 호흡을 맞춰 16부작을 이끌었다. 손예진은 영화 ‘취화선’(2002)에 출연했던 신인시절이 떠올랐단다. 손예진은 “항상 막내인 줄 알았는데, 이제 누나가 되어 있더라”며 “정해인은 내가 보호해주고 챙겨줘야 할 것만 같은 존재였다”고 했다. “선배님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어요. 무얼 잘못해도 ‘이게 맞아’ 하신 분이 없었어요. 그런 조언은 위험한 거잖아요. 저도 제가 겪은 것처럼 ‘잘하고 있어’라는 한마디를 더해주고 싶었어요.”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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