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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펀드 열풍에... 코스닥 CBㆍBW 발행 2배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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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펀드 열풍에... 코스닥 CBㆍBW 발행 2배 이상 늘었다

입력
2018.05.28 16:1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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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전환사채 2조6,690억원 발행

무이자 CB등 불리한 조건도 벤처펀드가 싹쓸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들어 코스닥 상장사들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주식과 채권을 결합한 증권) 발행량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벤처펀드의 흥행으로 메자닌 편입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인데, 수요 과열 속에 무이자 CB가 무더기 발행되는 등 펀드 및 주식 가치 하락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23일까지 코스닥 상장사가 발행한 CB 권면총액(공시 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2.8% 증가한 2조6,69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기간 발행된 BW 권면총액도 1,850억원으로 1년 만에 129.3% 늘어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장사의 CB 발행 규모가 5.1% 증가하고 BW 발행액은 오히려 74.9%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CB와 BW는 회사채이지만 향후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신주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부여돼 있다. 이러한 메자닌 발행이 급증한 것은 코스닥벤처펀드가 흥행한 영향이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지난달 5일 출시 이후 이달 16일까지 총 2조5,266억원의 투자금을 모았다. 이 펀드는 펀드 자산의 15% 이상을 벤처기업의 신규 발행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데 신규 상장이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직접 주식을 사들일 기회가 부족하다보니 CBㆍBW를 인수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코스닥 시장에 유통 중인 CB 가운데 코스닥벤처펀드 출시 이후 발행된 분량만 1조3,312억원으로 전년 동기(3,078억원)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투자처를 찾는 벤처펀드가 증가하다 보니 메자닌 발행시장에서 과열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나 일부 우량 비상장사가 무이자 CB를 발행하는 등 투자자에게 불리한 조건의 채권을 내놓아도 자금이 몰리는 것이 단적인 예다. 코스닥 상장사인 자이글은 지난 14일 140억원 규모의 CB를 금리 0%에 발행했는데 람다자산운용, 파란자산운용, 로버스트자산운용 등이 운용하는 코스닥벤처펀드가 전량 인수해갔다. 지난 23일과 25일에는 흥국에프앤비와 엘앤케이바이오가 무이자 CB 발행을 결정했다.

이처럼 수익률이 낮은 자산이 편입될 경우 펀드 수익률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중장기적으로는 무분별하게 발행된 메자닌이 주식으로 대거 전환되면서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벤처펀드 운용사들이 신주투자 의무비율을 맞추는 과정에서 시장 경쟁이 심해지면서 표면금리 0%인 물량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며 “메자닌 시장 과열로 발행자(기업) 우위의 시장이 지속될 경우 벤처펀드의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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