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소방서 119구조대 소속 정원용 소방장
기내 응급환자 신속한 처치로 목숨 구해
강원 정선소방서 119구조대 소속 소방관이 국제선 비행기 안에서 호흡곤란으로 쓰러진 외국인 여성을 응급처치로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화제의 주인공은 정원용(35) 소방장. 지난달 11일 네팔 카트만두로 휴가를 떠나기 위해 대한항공(KE695편) 비행기에 오른 그는 ‘응급환자가 발생해 급히 의사를 찾는다’는 방송을 들었다.
기내에 의사가 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자 정 소방장은 “자신이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고 말한 뒤 환자 곁으로 다가갔다. 당시 70대로 추정되는 인도 국적 여성이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하고 있었다.
정 소방장은 휴대하고 있던 산소포화도 측정기와 혈압과 혈당 측정기를 사용해 환자 상태를 확인했다. 그는 당뇨환자인 여성에게 산소를 공급하고, 추가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 항공의료센터와 연락을 취해 처방을 받아 3종류의 약물을 침착하게 투약했다. 돌발상황에 대비해 심장충격기도 승무원에게 요청했다.
이 같은 신속한 응급처치로 외국인 환자의 가슴통증과 호흡곤란은 1시간 여 만에 가라 앉았다. 정 소방장은 카트만두 공항에 비행기가 착륙할 때까지 환자의 곁을 지켰다.
소방관의 침착한 대응을 소중한 목숨을 구한 환자와 보호자는 물론 항공사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대한항공 항공의료센터는 정 소방장에게 “신속하고 전문적인 처치로 환자와 탑승객 모두 안전하게 비행을 마칠 수 있었다”는 편지를 보냈다.
정 소방장은 “언제, 어디에서나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최선을 다해 돕는 것이 소방관의 임무”라며 “환자가 무사하다니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부터 소방관의 길에 들어선 정 소방장은 1금 응급구조사와 2급 인명 구조사 자격을 보유한 전문 대원이다. 특히 그는 근무 중이 아니더라도 항상 산소포화도 측정기와 부목, 척추 보호대 등 응급처치 장비를 휴대하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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