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ㆍ음악 등 청취자와 대화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가 라디오 디스크자키(DJ)로 데뷔한다.
5일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무라카미는 8월 5일 방송되는 도쿄(東京) FM ‘무라카미 라디오’에서 디제이를 맡아 ‘런앤송(RUN&SONG)’을 주제로 직접 선곡을 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청취자들과 얘기를 나눈다. 오후 7시부터 55분간 진행되는 이번 라디오 방송은, 그간 일본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에 출연한 적이 없었던 무라카미의 육성을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라카미는 라디오에 대한 애착을 갖고 있는 것은 물론 젊은 시절 재즈카페를 경영하는 등 음악에 조예가 깊다. 실제 그는 2005년 음악평론집 ‘의미가 없다면 스윙은 없다’를 낸 바 있다. 또 에세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쓸 정도로 마라톤 코스를 25번이나 완주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이번 방송에서도 그가 달릴 때 듣는 곡에 대한 해설과 추억, 음악과 달리기 그리고 그가 쓰는 글과의 관련성에 대해서 얘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5일 9시부터 10일까지 인터넷 사이트(http://www.tfm.co.jp/murakamiradio/)를 통해 무라카미에게 관련 질문을 받고 있다.
방송 제목인 ‘무라카미 라디오’는 그가 2000년부터 잡지 ‘앙앙(anan)’에 연재한 에세이를 묶어 발간한 책의 제목이다. 그는 2015년 기간을 한정해 질문ㆍ상담을 위한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해 17주 동안 3만7,465통의 메일을 받았고 이 중 3,716통에 응답하기도 했다. 무라카미씨는 이를 엮어 지난 5월 출간된 ‘무라카미씨의 거처(村上さんのところ)’의 머리말에서 “나는 이렇게 세상과 비교적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노부에 히로시(延江浩) 도쿄 FM 프로듀서는 “무라카미가 디제이를 맡는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과 이야기를 공유하고 독자와 청취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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