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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성 몰라도 민주당 될 것” “재건축 활성화 배현진 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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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성 몰라도 민주당 될 것” “재건축 활성화 배현진 밀 것”

입력
2018.06.06 04:4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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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최 후보 지지율 39.2%

18.4% 배 후보에 크게 앞서

아파트단지선 여당 우세론 반감

“뚜껑 열어보기 전까지 모를 일”

바른미래당 박종진 후보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

그래픽=송정근 기자
그래픽=송정근 기자

“크게 끌리는 후보는 없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여당 후보에 표가 많이 갈 거다. 그래도 나이 드신 분들은 무조건 2번 찍게 돼있다.”

국회의원 재선거를 일주일가량 앞둔 5일 서울 송파구의 표심은 오리무중이었다. 송파을은 전통적으로 보수 텃밭이지만 이번 재선거를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우세가 점쳐지면서 여야 대결의 최전선으로 떠오른 곳이다. ‘친문’ 최재성 민주당 후보가 당 지지율 고공행진을 앞세워 탈환에 나섰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직접 영입한 배현진 후보와 당내 공천파동을 겪고 나선 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가 중도보수층 공략을 본격화한 상황이다.

대표적인 재래시장인 새마을시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세간의 높은 관심과 달리 표심을 정하지 못했다며 시큰둥한 표정이었다. 다만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호감을 표시하면서 야당에 대해선 불신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아 여당에 우세한 여론조사 결과와 분위기가 다르지 않았다. 지난 4일 KBSㆍMBCㆍSBS가 칸타퍼블릭과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일부터 3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결과, 송파을에서는 최 후보(39.2%)가 배 후보(18.4%)를 20.8%포인트 차로 앞섰다. 박 후보(6.3%)와 변은혜 민중당 후보(0.4%)가 뒤를 이었다.

2대째 송파 토박이라는 상인 김모(56)씨는 “믿을 만한 사람은 없지만 힘있는 후보를 뽑는 게 인지상정”이라면서 “대통령 측근에 국회의원도 3선까지 했다고 하니 동네 발전을 위해선 뜬구름 잡는 야당 후보들 보단 낫지 않겠냐”고 얼버무렸다. 김 씨의 가게를 찾은 여성 손님 백선옥(54)씨는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하지 진보냐 보수냐는 상관없다”면서 “요즘 야당이 하는 걸 보면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는 일하는 당에 표를 주려고 한다”고 했다.

5일 서울 송파구 잠실새내역 인근에서 더불어민주당 운동원과 자유한국당 배현진 후보의 운동원들이 후보 피켓을 들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5일 서울 송파구 잠실새내역 인근에서 더불어민주당 운동원과 자유한국당 배현진 후보의 운동원들이 후보 피켓을 들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특히 거리에서 만난 2030세대 유권자들은 야당 후보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며 최 후보에 기우는 분위기였다. 석촌동 주민인 조모(27)씨는 “송파도 여당성향이 강해졌다고들 하는데 주변에서 최재성은 몰라도 민주당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신천동에 사는 구모(26)씨는 “아직 결정하진 않았지만 한국당 배현진 후보는 MBC 재직시절 앵커자리를 지키려고 동료를 배신했다는 이미지가 낙인 찍혀 있고 정치경험이 전무해 후보로 적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송리단길을 찾은 김지유(32)씨는 “한국당이라고 해서 누굴 공천해도 뽑아줄 것이라는 건 어림없는 생각”이라며 “어르신들은 무조건 2번 찍는다지만 세대별로 갈릴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번화가를 벗어나 대규모 아파트단지로 들어가면 여론은 또 달랐다. 대부분이 말을 아끼면서도 여당 우세론에 대해선 반감을 나타내며 ‘견제론’에 힘을 싣는 주민도 상당수였다. 잠실본동에서 30년간 살고 있는 강지명(77)씨는 “여기는 원래 한국당 동네다”면서 “다들 입을 닫고 있지만 정치판이 한쪽으로 기울어졌다고 한 소리씩 하는 걸 보면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진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5일 오전 송파구 장지역 인근에서 자유한국당 운동원들이 배현진 후보 피켓을 들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5일 오전 송파구 장지역 인근에서 자유한국당 운동원들이 배현진 후보 피켓을 들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특히 재건축이 임박한 잠실7동에서 만난 주민들은 당과 정책 사이에서 저울질 하면서도 보수당에 대한 지지를 숨기지 않았다. 주민 김순구(84)씨는 “정부여당이 남북관계에서 잘하고 있다지만 그 외에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지 않냐”면서 “눈앞에 재건축 문제가 닥쳤는데 재건축 규제에 나선 민주당을 지지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 60대 남성은 “솔직히 야당 후보들이 눈에 차진 않지만 그나마 재건축 활성화에 확실한 목소리를 내는 한국당 후보가 당선돼 민주당을 견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5일 서울 송파구 잠실새내역 인근에서 바르느미래당 운동원들이 박종진후보 피켓을 들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5일 서울 송파구 잠실새내역 인근에서 바르느미래당 운동원들이 박종진후보 피켓을 들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이에 야권후보들은 부동산 규제에 대한 거부 심리가 강한 지역민심을 적극 파고들어 표심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배 후보는 30년이 지난 노후 주택은 재건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기한 연장은 예외적으로 가능토록 입법화하는 공약을 세웠고, 박 후보도 종합부동산세를 개정해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폐지하고 종부세를 1가구 1주택자에 한해 면제하겠다고 약속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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