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와 동갑내기 샛별들
월드컵에선 늘 샛별이 등장했다.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 나선 17세 브라질 소년 펠레는 4경기 6골을 몰아치며 조국에 첫 월드컵 우승컵을 안겼고, 만 21세였던 포그바(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팀의 중원을 책임지며 앞선 대회에서 조별예선에서 탈락했던 프랑스를 8강에 올려놓았다.
나이는 어려도 세계 최고의 무대인 월드컵에서 기죽지 않고 빼어난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에겐 특유의 당돌함과 패기가 있다. 대표팀 막내들이 내뿜는 젊은 에너지는 팀 전체에 활력이 주기도 한다.
A매치 경험이 단 한 차례도 없었던 스무 살의 이승우(헬라스 베로나)가 월드컵 대표팀에 발탁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신태용 한국 대표팀 감독은 이승우의 선발 이유를 묻자 “어디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자신감이 있어 큰 무대에서 일을 낼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답했다.
각국 대표팀이 잇따라 러시아 월드컵에 나설 선수들을 공개했다. 그 중에는 이승우와 같은 약관의 나이로 월드컵 무대를 밟는 막내 선수들이 여럿이다.
월드컵에 나서는 스무 살 선수 중 단연 돋보이는 이는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다. 2017~18시즌을 앞두고 이적료 약 2,400억원에 AS모나코에서 팀을 옮긴 음바페는 이미 티에리 앙리(41)의 후계자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폭발적인 드리블과 정교한 슈팅을 선보인다.
14경기 3골이라는 음바페의 대표팀 성적은 올리비에 지루(32ㆍ첼시), 앙투안 그리즈만(27ㆍ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대표팀 선배 공격수들에 비해 초라하지만, 이번 시즌 46경기에 나서 21골을 몰아친 소속팀에서의 성적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프랑스가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신인상은 음바페가 떼논 당상이란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음바페가 프랑스의 ‘새로운 창’이라면,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리버풀)는 잉글랜드의 ‘신형 방패’다. 앞선 선수들과 동갑내기인 아놀드는 올 시즌 나다니엘 클라인(27)의 부상으로 비어있던 리버풀의 오른쪽 풀백 포지션에서 기량을 만개하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10년 만에 리버풀이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오르는 데도 힘을 보탰다.
시즌 내내 안정된 수비를 선보인 활약 덕분에 월드컵을 앞두고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의 호출을 받아 대표팀에 첫 승선했다. A매치 경험이 없다는 게 단점이지만, 소속팀에서 보여줬던 기량을 선보인다면 월드컵 무대에서도 충분히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3백과 4백을 오가는 변화무쌍한 전술을 선보이는 잉글랜드 대표팀에선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순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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