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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북미회담 무산 목적 ‘리비아 모델’ 일부러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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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북미회담 무산 목적 ‘리비아 모델’ 일부러 언급”

입력
2018.06.06 17:5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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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NN방송 보도

“비핵화 얻지 못할 것으로 예상

고의로 北이 반발할 모델 거론”

‘북미회담 준비서 역할 죽소’ 제기됐지만

백악관 “그도 싱가포르서 대화 일부 될 것”

존 볼턴(가운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28일 메모리얼 데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알링턴 국립묘지에 들어서고 있다. AP 연합뉴스
존 볼턴(가운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28일 메모리얼 데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알링턴 국립묘지에 들어서고 있다. AP 연합뉴스

대북 초강경파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4월말 북한 비핵화 방안 논의 중 북미 정상회담 무산이라는 명백한 의도 아래 ‘리비아 모델’을 언급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미 CNN방송은 5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볼턴 보좌관이 북미회담 준비 과정에서 일부러 역효과를 일으킬 목적으로 리비아 모델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자신의 발언이 북한 측의 강한 반발을 불러와 북미 정상회담 좌초라는 극단적 결과를 가져올 것을 예측하고 강수를 뒀다는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앞서 4월 29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 방식에 대해 “리비아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선(先) 핵 폐기, 후(後) 보상을 원칙으로 하는 리비아 모델을 처음으로 공식화한 바 있다. 하지만 리비아 모델은 리비아 국가원수였던 무아마르 카다피의 비참한 최후를 연상시키면서 북한을 자극했다. 북한은 볼턴 보좌관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잇따라 리비아 모델을 거론한 점을 맹비난하며 북미회담 재고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당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볼턴을 “사이비 우국지사”라고 지칭했고,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펜스 부통령을 “아둔한 얼뜨기”라며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이를 빌미로 북미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볼턴 보좌관의 돌발 발언을 두고 이후 여러 추측이 쏟아졌으나 점차 ‘고의적’이었다는 분석이 굳어지고 있다. CNN은 “볼턴 보좌관은 아마 대화 전체를 날려버리고자 했던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북미 대화가)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가 북한이 정정당당하게 대화에 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는지, 아니면 미국이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느꼈는지를 두고 소식통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며 “하지만 이들은 볼턴의 시도가 고의로 일을 그르치게 하려는 것이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볼턴 보좌관은 6ㆍ12 회담 준비를 비롯한 북한 관련 의사결정에서 역할이 뒷전으로 밀린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지난 1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워싱턴을 방문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했을 때에도 볼턴 보좌관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한편 정치매체 더힐은 6일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을 인용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싱가포르에 간다. 그도 대화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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