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금산군 금성면에 위치한 금산 위성센터에 들어서면 서로 다른 방향의 하늘로 고개를 젖히고 있는 접시 모양의 대형 안테나 수십 개가 늘어서 있다. 이곳에 1970년 직경 27.3m의 제1기 안테나가 설치되면서 대한민국 위성 통신의 역사가 시작됐다. 지난 48년간 아시아 최대 규모로 성장한 금산 위성센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육해공 모든 공간을 끊김 없이 연결하는 전초기지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7일 금산 위성센터에서 한원식 KT SAT 대표는 “지상뿐 아니라 바다와 하늘을 연결하는 ‘초연결 모빌리티’를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성통신은 상공에 떠 있는 위성과 지상의 안테나가 전파를 주고받으면서 방송, 인터넷서비스 등을 전달한다. 선박 항공기 등 네트워크 접속이 어려운 공간에도 전파를 쏠 수 있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금성 센터에는 45개의 초대형 고성능 안테나가 있다.
이 위성통신 속도와 커버리지를 확대하기 위해 KT그룹은 5세대(5G)와 위성을 연동하는 기술 표준화를 추진한다. 해킹을 막는 블록체인 기술도 도입한다. 배 위에서 벌어지는 무역과 유통 정보를 안전하게 전달하는 기술이 갖춰지면 무인 자율운항선박도 가능하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단기적으로는 MVSAT(초고속 무제한 해양 위성통신) 사업과 항공기 와이파이 서비스(IFC)를 적극 확대한다. 월 요금을 지불하면 선박에서 무제한으로 통신을 쓸 수 있는 KT SAT의 MVSAT는 지금까지 누적 수주 건수가 510척을 돌파했고, 1,000척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KT SAT 관계자는 “IFC는 상용화를 추진 중인데, 2025년에는 전체 항공기의 60%가 와이파이를 제공할 전망이라 시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지난해 신규 위성을 쏘아 올려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지역까지 서비스 영역이 넓어졌다”며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신규 서비스로 올해 매출 중 해외 비중을 46%(약 200억원)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금산=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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