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 보이는 나무 조각은 그냥 나무가 아닙니다. 소리가 한 곳으로 몰리지 않고 공연장 전체로 균일하게 울려 퍼지기 하기 위해서 나무 안에 알루미늄 조각들이 들어 있어요.”
콘서트홀의 무대 기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강일묵(33) 무대감독은 요즘 관객들과 직접 만나 롯데콘서트홀의 구조를 설명하는 스테이지 투어를 한다. 객석에서 시작하는 스테이지 투어는 관객들이 직접 무대 위에 올라보고, 악기 보관실까지 탐방할 기회를 제공한다.
무대에서 오른쪽으로 퇴장하면 스타인웨이사의 피아노 4대가 보관 돼 있는 피아노 보관실로 연결된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씨가 직접 독일 함부르크까지 가서 골라 온 악기예요. 독주용, 협연용, 합창용 장르별로 음색이 다른 악기들이에요. 연주자가 직접 고를 수 있어요.” 원하는 관객은 직접 피아노를 연주해 볼 수도 있다. 스타인웨이사의 그랜드 피아노는 한 대에 약 2억원이다.
타악기 보관실을 지나면 연주자 대기실로 들어갈 수 있다. 대기실에 마련된 분장용 거울은 무대 위 조명에 색온도를 맞춰 제작했다. 연주자들이 무대 위 조명에 맞춰 메이크업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연주자들이 무대로 등장하거나 대기실로 퇴장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전실’. 이곳에 무대감독의 공간인 SM데스크가 있다.
무대 2층에서는 파이프오르간을 세밀하게 살필 수 있다. 전원을 켜면 바람이 들어가서 소리가 나올 수 있게 된다. 4개 단과 68개의 스탑(파이프오르간의 다양한 음색을 구현하는 버튼)을 가진 파이프오르간의 연주대에서 직접 소리를 내볼 수도 있다.
강 무대감독의 스테이지 투어는 이렇게 마무리 된다. “앞으로 공연을 보러 올 때는 무대 뒤 대기실까지 상상해 보세요. 공연의 재미가 더해질 겁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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