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싱가포르 포뮬러원(F1) 피트 경기장 건물에 마련된 미디어 센터가 세기의 만남을 보도하기 위한 취재 열기로 달아올랐다.
이날 오전 9시. 오픈을 1시간 앞뒀지만 F1 피트 건물 앞에는 이미 북미 정상회담 취재를 위해 모인 내외신 기자 100여명이 취재 등록을 위해 줄을 서 있었다. 미처 호텔에 짐을 풀지 못한 듯 여행용 가방을 들고 온 기자들도 여럿 보였다. 맨 앞에 서 있던 영국 공영방송사 BBC 소속 기자들은 ‘언제 도착했냐’는 질문에 “여덟 시에 도착했다”며 “가장 먼저 온 것은 아니다. 일본 기자들이 먼저 와 있었다”고 말했다.
취재진은 서로 출신 지역과 소속을 묻기도 하고, 북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태국 방콕에 주재하는 한 덴마크 언론사 소속 기자는 “솔직히 회담에서 큰 결과가 나올 것 같지는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로 ‘안녕 나는 트럼프야’ ‘안녕 나는 킴(김정은)이야’ 정도로 인사하는 정도가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어 ‘한국 기자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냐’고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북한 기자들의 취재가 어디서, 어떻게 이뤄질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디어 센터 관계자는 ‘북한 사람들도 이곳에 오느냐’는 질문에 “북한 사람이 오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런 정보까지는 공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히 몇 명의 취재진이 이곳(미디어 센터)에 나타날지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우리는 2,000명 이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식 등록을 마친 기자들에게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얼굴이 그려진 부채와 수첩, 각종 홍보물 등이 담긴 천 가방이 기념품으로 제공됐다.
건물 1층에는 식당이 마련됐다. 식당 근무자는 “점심, 저녁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입맛이 제각기 다를 것이기에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현지 음식부터 서양 음식, 채식주의자용 음식 등 다양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현지 업체들도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는 등 홍보에 나섰다. 싱가포르 현지 토스트 업체에서는 이날 토스트, 커피, 계란 등을 나눠주며 “싱가포르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찾는 음식이다. 무척 맛있다”고 소개했다.
건물 보안도 강화했다. 사전에 미리 발급한 취재 증명서를 보여줘야 건물로 접근이 가능했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가방 안에 어떤 소지품이 있는지 일일이 보여줘야 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미디어 센터가 설치된 F1 건물은 세계 최대 자동차 경주대회인 F1 경기를 취재하는 언론인들을 위한 브리핑 룸과 식당, 미디어 라운지 등을 갖추고 있다. 연면적 2만3,000㎡로 2007년 지어졌다.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카펠라 호텔과는 약 8㎞ 떨어져 있다. 미디어 센터는 10일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13일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싱가포르=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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