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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노조활동 탄압 폭로… 자살” 협박해 돈 뜯은 전 삼성서비스 노조 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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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노조활동 탄압 폭로… 자살” 협박해 돈 뜯은 전 삼성서비스 노조 간부

입력
2018.06.11 04:4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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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잇단 자살로 여론 나쁘자

유서 남긴뒤 잠적… 협력업체 압박

위로금 명목으로 6000만원 챙겨

업무용으로 외제차량 지원받기도

검찰, 지난달 자백 받아내

삼성 노조 와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전 삼성전자서비스 지회 노조간부가 노사 간 갈등을 이용해 협력업체로부터 수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챙긴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는 2016년 말까지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부지회장을 맡았던 박모씨가 자신이 소속돼 있던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인 모 지역센터 사장에게서 6,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뜯은 혐의(공갈)를 잡고 수사 중이다.

박씨는 2017년 초반 노조 활성화를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취지의 글을 유서 양식으로 남기고 잠적했다. 박씨는 언론을 통해 삼성 측이 노조 활동을 방해하고 있는 상황을 폭로하겠다고 협력업체 사장을 협박하고, 이후 마음을 돌리겠다며 위로금 명목으로 돈을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박씨가 잇단 조합원들의 죽음으로 대외적으로 곤란한 입장에 놓인 삼성전자서비스 및 협력업체를 압박해 돈을 뜯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에서 일하던 조합원 최모씨가, 이듬해에는 삼성전자서비스 양산분회장인 염호석씨가 각각 스스로 목숨을 끊어 삼성전자서비스 측이 노조 활동을 탄압한다는 여론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달 말 박씨를 소환 조사한 검찰은 박씨의 자백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씨가 협력업체 사장을 압박해 업무상 외근을 위해 지원차량으로 외제차량을 리스하도록 해 사용하고 퇴직 후에도 차량을 반납하지 않은 정황도 포착했다. 검찰은 박씨에 대해 지난 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증거 수집이 다 이뤄졌고, 도망 염려가 없다”는 취지로 기각했다. 검찰은 해당 협력업체 사장이 박씨에게 건넨 돈의 출처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한편 검찰은 회삿돈 6억원을 불법으로 지급해가며 염씨 유족을 회유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재청구된 박상범 전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는 11일 열릴 예정이다. 2014년 염씨 장례식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라두식 삼성전자서비스노조 지회장 재판에서 거짓 증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염씨 부친의 지인 이모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이 청구돼 있다. 검찰은 사측이 염씨 시신을 조합원들로부터 빼내기 위해 이모씨에게 수천 만원을 건넨 단서도 확보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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