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인이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나 혁신학교 확대는 양보할 수 없는 주제”라며, 자사고 및 외국어고(외고)의 일반고 전환, 혁신학교 확대 등 두 가지 정책이 ‘2기 조희연호’의 핵심 정책임을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임자를 인정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조 당선인은 14일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정한 교육의 기회를 보장하고 고교의 서열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외고와 자사고는 일반고로 전환되어야 한다”며 “다만 현행법상 자사고 등 폐지는 현재 교육감 권한이 아니므로 법 개정이 현실화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당선인은 특히 “내년부터 자사고, 외고의 5년 주기 평가가 시작된다”며 “서울에 많은 자사고와 외고가 있는 만큼 우선은 교육부와 협의를 통해 엄정한 평가를 진행하여 본래 취지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 학교들은 일반학교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내년에 자사고 13개교, 그리고 내후년에는 자사고 10개교와 외고 6개교가 재지정 평가를 치르게 돼 있어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조 당선인은 전교조 전임자 문제에 대해서는 “노조전임자 휴직 허가는 지방자치사무로도 볼 수 있어 교육감에게도 자율권이 있다고 생각해 전향적 조치를 취해왔으며 그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전교조를 법외 노조 상태로 두고 있는 상황이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최근 사법농단 의혹이 불거지면서 그 과정에 전교조 관련 판결이 있다는 점이 드러나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당위성이 커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취소 소송은 2심까지 전교조가 패소했고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조 당선인은 현재 무상급식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고등학교에 대해서도 내년부터 무상급식을 단계별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 고교 1학년을 시작으로 2021년에는 고교 전체에 무상급식이 도입되며, 2022년부터는 사립초와 국립초, 국제중에 대해서도 무상급식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은 소요예산의 50%를 부담하고 나머지는 서울시와 기초지방자치단체가 분담하는 것으로 협의한다는 목표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보수 박선영, 중도 조영달 후보의 지지율이 53.4%에 달하는 등 반대 민심이 작지 않다는 점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조 당선인은 이를 의식한듯 “저를 지지하지 않은 분들의 선택에도 합리적 요소가 있다고 본다”며 “안정적인 혁신을 추진하고, 상대 후보의 좋은 공약은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