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3 지방선거로 정치권이 큰 혼란기에 접어들고, 정계 개편의 윤곽은 내년 가을쯤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 선거구에서 국회의원 1명을 선출하는 현행 소선거구제를 바꿔 4개 정당 체제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참여정부 시절 정무수석을 지냈던 유인태 전 의원은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의 향후 모습에 대해 “한참 콩가루 집안을, 봉숭아학당을 연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처음에 홍준표 대표는 친박을 쳐내볼까 제스처도 취했다가 당이 건사가 안 될 것 같고, 잘못하다가는 바른미래당 쪽에 주도권을 넘길 것 같으니까 다 끌어안았다”면서 “이제 내홍에 접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 전 의원은 정당이라는 건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야 하는데 현행 소선거구제 하에서는 제 1, 2당 후보가 아니면 당선이 쉽지 않기 때문에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한 당으로 뭉쳐 ‘서로 지지고 볶는다’고 진단했다. 정당의 득표율과 의석 점유율의 비율을 일치하게 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됐든 1개의 선거구에서 2~3명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 4명 이상을 뽑는 대선거구제가 됐든 3, 4당 후보도 선거에서 선출이 돼야 다양한 국민들의 생각을 정당이 담아낼 수 있고 정당 내부의 분열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선거구제 개편을 포함한 개헌이 이뤄진다는 것을 전제로 4개 정당 체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유 전 의원은 “범보수에서 합리적 보수라고 하는 세력하고, 홍준표 대표와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이 (각각) 하나의 세력으로 분화가 되고, 민주당에 우호적인 정당들, 거기에서 조금 더 진보적인 색깔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정당을 만들어 4개 정당 정도가 우리 정치 발전을 위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개헌과 맞물려 다당제가 유지되는 정계 개편은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유 전 의원은 내다봤다. “2006년 열린우리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는데 사람들 나가고 어쩌고 하다가 나중에 다들 합치기는 했지만 결국 (정계 개편의) 최종 결론은 총선 6개월 전쯤 이뤄졌다”며 “(지금 상황으로 보면) 내년 가을쯤 정계 개편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 전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패자로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를 꼽았다. 그는 안 후보에 대해 “2등 한 사람(김문수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보고 사퇴하라고 했던 사람”이라며 “더구나 바른미래당은 정의당에게도 정당 득표율에서 졌다. 한국당보다 더 참패한 것은 바른미래당”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몇 해 되지도 않는데 도와주려고 왔던 사람들이 다 떠나면 여기(정치권)가 전혀 천성에도 안 맞는 것”이라며 “공동체를 위해서 더 봉사하려면 그쪽(IT)으로 가는 게 본인을 위해서도 좋은 게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