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혈세낭비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는 미시령터널의 이미지 쇄신에 나선다.
도는 18일부터 닷새 동안 국민참여 플랫폼인 ‘국민 생각함’에서 민자도로의 새 이름에 대한 투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재정자립도가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강원도의 궁핍한 재정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강원도는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8일까지 톡톡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미시령터널의 새 이름을 공모했다. 그 결과 1차로 울산바위터널과 설악마중터널, 미시령 힐링터널, 해마중터널, 미시령통통(通通)터널 등 6개 이름이 예선을 통과했다. 전국에서 240여 명이 공모전에 참여했다.
인제군 북면에서 고성군 토성면으로 이어지는 고갯길을 최단 거리로 관통하는 미시령터널은 민간사업자에게 최소운영수익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2006년 개통했다. 강원도는 사업자와 통행량이 기준치의 79.8%를 밑돌 경우 차액을 2036년까지 보전해 주는 계약을 맺었다. 도가 지난해까지 지급한 손실보전금은 238억원이다. 문제는 지난해 6월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한 뒤 미시령터널 통행량이 전년의 30%대로 급감, 앞으로 수천억원대 혈세 지출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다급한 강원도는 통행료 협상과 함께 어떻게든 미시령도로 통행량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독일의 로만틱 가도(Romantische Strasse)를 연상시키는 ‘자동차 올레길’인 홍천~인제 미시령 힐링가도(120㎞)를 조성,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힐링가도를 달리다 들를 수 있는 홍천 수타사와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 설악산 울산바위 등 명소를 ‘힐링 9경’으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강원도는 이날 오후 춘천시 중앙로 강원연구원 대회의실에서 미시령과 국도 주변 지역 발전을 위한 연구용역 중간보고회를 열었다. 이날 미시령 힐링가도 발전협의회 위원과 시ㆍ군 담당자 등 30여명이 국도 통행량 감소로 상권이 붕괴될 위기에 놓인 홍천ㆍ인제지역의 경기부양 대책 등을 모색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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