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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대상의 셀프 쇄신안”… 내분 커지는 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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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대상의 셀프 쇄신안”… 내분 커지는 한국당

입력
2018.06.18 17:27
수정
2018.06.18 18:5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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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청산 TFㆍ혁신 비대위 구성 중앙당 해체ㆍ당명 교체 등 추진 “선거참패 책임자가 혁신안 월권” “낡은 대안 또 반복” 냉소 쏟아져
김성태(오른쪽) 자유한국당 당대표권한대행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배우한
김성태(오른쪽) 자유한국당 당대표권한대행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배우한

자유한국당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이 18일 “중앙당 해체”로 포장한 깜짝 혁신안을 내놓았다. 그러자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 대상이 ‘셀프혁신안’을 들고 나왔다며 거센 당내 반발에 부딪치고 있다. 중앙당 기능 축소와 원내중심 정당 전환 등을 골자로 한 것이지만, 절차적 정당성 등을 제기하며 인정하지 않는 기류가 강해 당내 분란만 증폭되는 형국이다. 혁신을 주도할 자격이 있느냐는 조소가 나오는가 하면, 내용 역시 과거 반복돼온 백화점식 낡은 대안이란 냉소적인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부로 한국당은 중앙당 해체를 선언하고 지금 이 순간부터 곧바로 중앙당 해체 작업에 돌입하겠다”면서 “권한대행인 제가 직접 중앙당 청산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청산과 해체 작업을 진두지휘하겠다”고 밝혔다. 김 권한대행은 구체적으로 “집권당 시절 방대한 조직 구조를 걷어 내고 원내중심 정당, 정책중심 정당으로 다시 세워가겠다”면서 “중앙당 조직을 원내중심으로 집중하고 그 외 조직과 기능을 필수적 기능 위주로 슬림화해서 간결한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구태청산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는 한편, 외부인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 비상대책위 구성과 당명 개정에도 나서겠다고 했다.

혁신안이 발표되자 당 내부에선 거센 반발이 터져 나왔다.특히 중앙당 해체의 의미를 두고 “당을 해산하겠다는 것이냐”는 의문이 나오면서 논란이 됐다. 본인 입으로 중앙당 해체를 선언한 김 권한대행은 정작 백브리핑에서 “중앙당 해체는 아니다”라고 말을 주워담아 논란을 자초한 것이다.더욱이 중앙당 슬림화와 원내정당화, 당명 변경 등은 위기 때마다 반복됐던 레퍼토리로 전혀 새로울 게 없다는 점에서 “이 정도의 혁신안을 제시한 것 자체가 현 위기에 대한 상황인식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비대위에서 결정할 내용까지 김 권한대행이 발표했다는 ‘월권’ 논란도 제기됐다. 한 중진의원은 “권한 위임도 받지 않은 김 권한대행이 중앙당 해체 같은 얘기를 단정적으로 하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모임을 가진 재선의원 15명도 김 권한대행의 혁신안에 대해 “상의도 없이 중앙당 해체를 선언한 부분에 대해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고 밝혔다.심재철 의원은 입장 자료를 통해 “오늘 나온 김 권한대행의 처방은 엉뚱한 것”이라며 “반성을 제대로 해도 모자랄 판에 엉뚱한 헛다리 짚기나 하고 있으니 한숨 밖에 안 나온다”고 답답해 했다..

김 권한대행의 수습책이 내부 공감을 얻지 못하면서, 당은 더욱 코너로 몰리는 분위기다. 혁신 비대위 구성으로 큰 가닥을 잡아 가고 있지만 이마저도 회의적인 분위기가 적지 않다. 이런 식의 땜질 처방이라면 김 권한대행 주도의 비대위도 결국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한계를 들어내며 당 혁신작업을 완수하지 못한 ‘인명진 비대위’체제의 전철을 따를 것이란 우려가 크다. 또 일부 중진의원들은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당을 수습하는 게 외부의 검증되지 않은 인사로 구당에 나서는 것보다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고수하고 있다. 한 중진의원은 “아직 떨어질 나락이 더 있는 것 같다”고 심경을 전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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