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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박스권 움직임 이어지겠지만… 저점 낮아질 듯

입력
2018.06.25 18:00
수정
2018.06.25 20: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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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호의 투자의 기초] <10>미중 무역분쟁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주가의 추세적 상승세가 꺾인 듯 보인다. 주식시장 전반이 크게 흔들리며 바이오와 남북경협 등 테마주에서도 후유증이 나오고 있다. 테마주는 통상 주가상승 마지막 단계에서 발생하는 투기성 짙은 매매인데 그쪽까지 시들해졌으니 개별 단위로 관심을 끌 만한 종목은 적어졌다.

취약한 주가 흐름은 기업 이익 감소 때문이다.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544곳(금융회사 제외)의 1분기 매출은 4.8%, 영업이익은 9.9%, 순이익은 2.6% 증가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상장사의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보다 6.4%, 13.0% 감소했다.

애널리스트들은 2ㆍ3분기 이익도 1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익 추정치가 실제보다 대체로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2ㆍ3분기 이익 전망은 이익 감소 가능성의 완곡한 표현일 수도 있다. 주가는 무엇보다 이익에 민감한데 기업 이익이 늘지 않으면 추세적 주가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러나 주가의 추세적 하락전환 가능성도 적다. 금리가 상승해도 절대 금리 수준이 워낙 낮고 기업 이익의 답보 내지 감소에도 이익 수준은 주가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때문에 주가는 일정폭(박스권) 내에서 등락할 듯 보인다.

다만 박스권 하단은 현재의 주가 수준보다 낮아질 수 있다. 이번엔 미중 무역분쟁이 주가의 하단을 낮췄다. 무역분쟁과 관련해 주목해야 할 사례가 있다. 첫째는 1929년 대공황 당시다. 대공황의 여러 복합 요인 중 미국과 유럽의 극단적인 무역분쟁도 한몫했다. 둘째 사례는 85년 플라자 합의다. 일본과 독일의 통화가 절상돼 미국의 큰 적자를 해소시켰는데, 일본과 독일로서는 부담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세계경제 관점에선 바람직한 것이었다. 실제로 플라자 합의 이후 세계경제는 선순환 구조로 바뀌었다. 이때 한국도 엔고(高) 혜택을 입었다.

미중 무역분쟁이 원만하게 해결될 것이란 예상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양국 모두 경제적 입지가 여의치 않아 무역분쟁 조율 과정은 험난할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지난해 대(對)중 적자가 3,752억달러나 되는 등 매년 늘어나는 적자가 부담스럽다. 더구나 빠르면 내년, 늦어도 2020년부터 미국 경제는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으로서는 빠른 시일 내에 적자를 줄여야 하는 처지다.

중국도 가계, 기업, 정부 각 경제주체가 모두 많은 부채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규모는 세계 최상위권이다. 부동산 자산 거품도 심하다. 때문에 대외거래에서 문제가 생기면 경제운용에 큰 차질이 빗어진다. 90년 이후 일본이 겪은 어려움은 플라자 합의 후 빠른 엔화절상과 자산거품 후유증 때문이었는데, 현재의 중국 처지는 80년대 후반 일본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이러한 양국의 입장을 감안하면 무역분쟁 해소까진 상당 기간이 소요되고, 이로 인해 각국 주가는 부담을 받을 공산이 크다. 주가가 일정 폭 내에서 등락하는 박스권을 형성해도 박스권 하단이 현재 수준보다 낮아질 위험이 없잖다. 다만 주가의 추세적 하락 위험성은 적은 만큼 박스권 하단이 낮아져도 인내하는 게 낫다. 추세 상승은 아니어도 다소의 주가 반등은 가능할 것이다. 전 IBK투자증권 사장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사장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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