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상반기 예능가에는 ‘연애 예능’의 바람이 불었다.
2000년대 초 KBS2 ‘산장미팅’, SBS ‘연애편지’ 등 연애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연이어 선보여지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이 활기를 띄며 잠시 주춤했던 연애 예능은 올해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다.
다만 앞서 인기를 끌었던 연애 예능들이 당대 인기를 끌던 연예인 출연자들을 중심으로 화제성을 도모했던 것과 달리, 올해 예능계를 뒤흔든 연애 예능들은 일반인 출연자들을 통한 리얼한 ‘썸’을 그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 해 6월부터 9월까지 방송된 채널A ‘하트시그널 시즌1’은 일반인 출연자들의 리얼한 썸을 예측하는 새로운 포맷으로 사랑을 받은 뒤 올해 3월 ‘하트시그널 시즌2’를 론칭했다.
지난 15일 종영한 ‘하트시그널 시즌2’는 무려 9주 연속 프로그램 화제성 1위에 오르며 놀라운 흥행에 성공했다. 일반인 출연자였던 김현우, 임현주, 정재호, 송다은, 이규빈, 오영주 역시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프로그램 종영 이후 광고 촬영 등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하트시그널’이 예상치 못한 흥행을 이루면서 타 방송사들 역시 앞다퉈 연애 예능을 론칭했다. tvN ‘선다방’과 SBS ‘로맨스 패키지’에 이어 10대들의 연애를 다룬 JTBC2 ‘리얼 10대 연애 너에게 반했음’까지 연이어 첫 방송을 시작하며 연애 예능의 인기에 불을 지폈다.
지난 24일 시즌1을 마무리 하고 재정비 기간에 들어간 ‘선다방’은 ‘하트시그널’과는 달리 일반인들의 맞선 현장을 리얼하고 감성적으로 담아내며 새로운 연애 예능의 지표를 제시해 호평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반면 SBS ‘로맨스 패키지’는 호텔+바캉스를 뜻하는 트렌드 ‘호캉스’ 콘셉트로 차별화를 꾀했음에도 ‘짝’과 ‘하트시그널’을 연상시키는 포맷과 기존 연애 예능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구성으로 다소 아쉬움을 자아냈다. JTBC2 ‘너에게 반했음’ 역시 10대 출연자들의 로맨스를 그린다는 연령대적 한계점으로 높은 화제성 보다는 또래 시청자들에게 소소한 재미를 전달하는 데 그치는 모양새다.
올 상반기를 강타한 연애 예능의 붐은 한동안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Mnet 역시 다음 달 로맨스 심리 리얼리티 프로그램 ‘러브캐처’를 선보일 예정이며, 채널A ‘하트시그널’ 역시 시즌 2의 흥행에 힘입어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잠시 재정비 기간에 접어든 ‘선다방’ 역시 올 가을 새로운 시즌으로 귀환을 예고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관찰 예능 등이 그랬듯, 국내 예능계에서는 하나의 포맷이 성공을 거두면 수많은 아류 프로그램들이 연이어 등장한다. 단순히 화제성에 편승한 아류 프로그램이 아닌 각기 다른 매력과 보는 재미를 갖춘 프로그램으로 나아가기 위해 연애 예능을 향한 많은 고민들이 필요할 때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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