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등 화웨이 경쟁력 있지만
국내 기업들 기술 종속될 우려
삼성전자는 아직 장비 개발 중
내년 3월 세계 최초 5세대(G) 이동통신 상용화를 목표로 올 하반기 본격적으로 5G 통신장비를 구축해야 하는 이동통신사들이 딜레마에 빠졌다. 기술력에 가격경쟁력을 겸비한 중국 화웨이(華爲)가 매력적인 선택지이지만 보안 이슈에 기술 종속 우려가 있고, 국내 유일 5G 장비업체인 삼성전자는 아직 3.5㎓ 대역 장비를 내놓지 않아 납기를 제대로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업체들의 5G 통신장비를 검토 중인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이르면 다음 달 중 장비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집계한 지난해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1위인 화웨이(28%)를 비롯해 2위 에릭슨(27%), 3위 노키아(23%), 5위 삼성전자(3%) 등이 유력한 후보다.
이중 화웨이가 가장 공격적으로 입찰에 뛰어들었다. 통신사 관계자는 “일찌감치 연구개발을 시작한 만큼 우리가 원하는 기준을 모두 맞출 정도로 준비가 잘 됐다”면서 “삼성전자에는 빨리 장비를 개발해 달라고 요청을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통 3사 가운데 화웨이 장비 선택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이미 수도권 4G 통신망을 화웨이 장비로 구축한 LG유플러스다. 5G를 상용화해도 한동안 4G와 혼용이 불가피해 같은 업체 장비를 쓰는 게 효율적이다.
4G 구축 시 화웨이를 배제하고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장비를 채택했던 SK텔레콤이나 KT도 내부적으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5G는 4G보다 기지국이 몇 배나 더 필요해 투자액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하이닉스의 최대 고객사 중 하나가 화웨이란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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