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대 상속세를 탈루한 혐의 등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8일 검찰에 출석했다.
조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서울남부지검 청사에 도착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조사실로 향했다. 조 회장은 2015년 9월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의원 처남 취업청탁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남부지검에서 조사를 받았고, 작년 9월 회삿돈을 빼돌려 자택공사비로 쓴 혐의로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피의자로 출석해 조사를 받은 경험이 있다.
남부지검은 서울지방국세청이 조 회장을 수백억 원대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함에 따라 기업·금융범죄를 전담하는 형사6부에 배당하고 수사를 하고 있다. 조 회장 남매는 조중훈 전 회장의 해외 보유 자산을 물려 받으면서도 상속 신고를 하지 않아 500억원 이상의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조 회장 일가가 부동산 관리 그룹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일가가 소유한 면세품 중개업체를 통해 통행세를 받아내면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회삿돈을 빼돌린 의혹도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기소된 조 회장의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변호사 비용을 회삿돈으로 대신 지불한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조 회장을 조사한 뒤 다른 가족을 추가로 소환할지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