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축구팬들이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이 독일을 꺾자 독일 대표팀 주장 마누엘 노이어 선수와 한국에서 활동 중인 독일인 방송인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조롱 댓글을 남겨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8일(한국시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한국은 독일에게 2대0으로 승리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을 넘지 못할 거라던 전문가들의 예상을 깬 드라마틱한 승리였다. 조별리그 1,2차전에서 부진했던 한국 대표팀이 극적인 승리를 거두자 국내 축구팬들은 SNS에 게시물을 올리며 기쁨을 표현했다.
그런데 일부 팬들이 독일 노이어 선수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한국어로 악성 댓글을 달아 비난을 샀다. ‘어디 노씨입니까’, ‘나치 후손들아’ 등 도가 지나친 댓글들이 경기 직후부터 노이어의 인스타그램에 달렸다.
이 댓글들은 국내 SNS에도 빠르게 퍼졌고, 지나치다고 느낀 일부 네티즌들이 “예의 없는 행동을 멈추라”며 자제를 촉구했지만, 노이어와 독일을 향한 조롱 댓글이 계속됐다. 결국 “조롱 댓글을 멈추라”는 쪽과 “댓글을 다는 것은 자유”라는 의견이 맞붙어 노이어의 인스타그램은 한국 네티즌들의 싸움판으로 바뀌었다.
JTBC ‘비정상회담’ 등에 출연한 독일 출신 방송인들도 조롱 댓글에 고통을 겪었다. 니클라스 클라분데와 다니엘 린데만의 인스타그램에 경기 직후 독일 축구와 독일을 조롱하는 댓글이 달렸다.
클라분데는 악성 댓글이 이어지자 “나도 심적으로 슬픈데 인스타그램까지 와서 굳이 욕설을 할 필요가 있나. 내가 축구하는 것도 아니고 한국 욕한 것도 아닌데, 왜 욕먹어야 하느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클라분데는 쏟아지는 조롱 댓글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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