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tvN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28일 시청률 8.1%(닐슨코리아 집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시청률을 갈아치웠다. 이날 남녀주인공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내용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며 스토리에 불이 붙었다.
유명그룹 부회장 이영준(박서준)과 개인 비서 김미소(박민영)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주요내용이다. 준수한 외모에 머리까지 좋은 이영준은 김미소의 사직 통보에 쩔쩔 매며 그를 붙잡기 위한 묘수 찾기에 골몰한다. 김 비서에게 번번이 사랑을 고백했다가 거절당하지만, 티격태격하면서 두 사람은 진정한 사랑을 키워간다.
뻔하디 뻔한 스토리에 재미를 안기는 건 박서준의 연기다. “미리 축하해. 나의 평범하고 진솔한 고백을 받는 유일한 여자가 될 거야.” “(내가) 완벽한 비주얼도 모자라 사랑할 줄 아는 따뜻한 심장까지 갖고 있다니.” 나르시즘에 빠진 이영준을 능청스럽게 연기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그는 지난해 KBS2 드라마 ‘쌈 마이웨이’로 2017년 KBS 연기대상 미니시리즈부문에서 남자 우수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입증했다. 영화 ‘청년경찰’로 첫 상업영화에 도전하는 등 입지를 넓히고 있다. 하지만 그도 신인시절 “얼굴이 너무 평범하다” “너 같이 생긴 애가 어떻게 배우를 하겠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스타성이 없다는 평을 듣던 박서준은 어떻게 스타가 됐을까. 그의 대표작을 돌아봤다.
1. KBS2 ‘드림하이2’(2012)
데뷔작으로 아이돌 가수가 대거 출연하는 드라마 KBS2 ‘드림하이2’에 출연해 ‘제 2의 김수현’으로 기대를 모았다. 배우 김수현은 ‘드림하이1’로 2011년 KBS 연기대상 신인상, 인기상, 베스트 커플상까지 수상해 하이틴 스타로 급부상했다.
박서준은 극 중 2인조 남성그룹 이든의 멤버 시우 역을 맡았다. 눈웃음만으로도 여심을 사로잡는 시우는 여러 스캔들을 몰고 다녀 같은 그룹 리더인 JB와 갈등을 빚는다. 그는 주인공인 가수 JB의 옆에서 감초 역할을 했다. 가수 효린과의 감정신도 그려지며 젊은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후 차기작으로 KBS 시트콤 ‘닥치고 패밀리’에서 철없는 고등학생 역할을 하며 자시만의 이미지를 구축해갔다.
2. MBC ‘금 나와라 뚝딱’(2013)
주말드라마로 긴 호흡의 연기를 선보이면서 역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에 합격해 MBC 주말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의 조연 역을 맡았다. 보석회사 사주의 셋째 부인에게 태어난 박현태 역이다.
작품에 대한 애정은 노력으로 나타났다. 재벌가 아들의 호화로운 패션을 소화하기 위해 운동으로 6㎏을 감량했다.
방탕하고 철부지인 박현태는 조신한 아내 정몽현(백진희)을 만나 조금씩 변해간다. 박현태가 성숙해지는 모습은 젊은 층뿐 아니라 엄마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았다. 연기력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면서 욕심도 생겼다. 그는 “로맨틱코미디를 찍어보고 싶다”는 바람대로 2014년 tvN ‘마녀의 연애’에서 주연으로 통통 튀는 연기를 선보였다.
3. MBC ‘그녀는 예뻤다’(2015)
박서준은 ‘마녀의 연애’에 이어 로맨틱코미디에 출연해 자신만의 연기 영역을 구축해나갔다. 2015년 MBC ‘킬미 힐미’의 조연에 이어 ‘그녀는 예뻤다’의 주연으로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다. ‘그녀는 예뻤다’에서는 까칠하지만 자신의 연인에게는 다정한 잡지 부편집장으로 변신했다. ‘킬미 힐미’에서 남매로 함께 출연했던 배우 황정음과 연인으로 호흡을 맞췄다. ‘그녀는 예뻤다’는 최고시청률 18%를 기록했다.
2015 MBC 연기대상에서 박서준은 4관왕에 올랐다. 우수상, 10대 스타상, 베스트 커플상, 네티즌 인기상 등을 수상했다. 지상파 첫 주연작인 ‘그녀는 예뻤다’로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그는 주연급 연기자로 발돋움했다.
4. KBS2 ‘쌈 마이웨이’(2017)
17세에 연기를 처음 접했지만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건 군대를 다녀온 후인 24살 때다. 남들처럼 평범한 20대를 보내다 보조출연자부터 한 단계씩 밟아왔다. 그런 평범함이 배우로서 강점으로 작용했다. 박서준은 ‘쌈 마이웨이’에서 흙수저 고동만 역을 물 흐르듯 소화했다. 추리닝이 어울리고 수더분한 말투가 실제처럼 자연스러웠다.
박서준은 지난해 7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남들처럼 똑같이 수학여행도 가고, 방학엔 학원도 다니고, 대학 때는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다”며 “‘평범함’을 표현해야 할 때 도움이 되니 늦은 데뷔가 단점만은 아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서준 “고동만 연기? 평범했던 스무살 경험이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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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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