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블로거 라스카도르가 닛산의 대형 SUV, 패스파인더의 시승에 나섰다.
데뷔 이후 북미 시장에서 패밀리 SUV의 대표 주자 중 하나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패스파인더는 유독 국내 시장에서는 그 기를 제대로 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연 블로거 쭌스가 경험한 패스파인더는 어떤 매력과 어떤 한계를 가지고 있을까?
패밀리 SUV, 닛산 패스파인더
1985년 닛산의 하드바디 트럭을 기반으로 개발된 초대 패스파인더의 데뷔 이후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수한 완성도와 뛰어난 상품성을 바탕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4세대 모델인 현행 모델은 5,045mm에 이르는 전장과 1,965mm의 전폭 그리고 1,795mm의 전고를 갖췄다. 닛산의 디자인 기조에 맞춰 V-모션 프론트 그릴과 부메랑 LED 시그니처 헤드라이트를 더해 닛산 디자인의 방점을 찍는다.
V6 3.5L 엔진이 자리한다. 이 엔진은 최고 263마력을 6,400RPM에서 발산하며 4,400RPM에서 33.2kg.m의 탄탄한 토크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자트코에서 새롭게 조율한 엑스트로닉 CVT를 탑재했으며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최적의 드라이빙을 위한 인텔리전트 4×4 시스템을 탑재했다.
Q 패스파인더의 디자인은?
사실 패스파인더는 지난 2013년에 첫 등장했고, 또 현재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 역시 지난해 상반기에 공개된 모델이라 최신의 감성이 느껴지지 않는 게 가장 큰 아쉬운 부분입니다.
페이스 리프르 모델을 선보이면서 닛산의 최신 디자인 트렌드인 V-모션 그릴을 적용했고, 또 디자인을 다듬으면 // 하지만 이제는 시기적으로 변경 필요성이 있습니다.
대형 SUV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건 사실이지만 측면 디자인도 심심하고 후면 디자인 역시 과거의 것이라는 느낌이 강한 편이라 시각적으로 호소력이나 매력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게 사실이죠.
Q 조립, 마감 품질에 대한 느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본 차량의 경우 마감이나 조립 품질이 우수할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패스파인더는 조금 다르게 봐야 하는 것이 닛산의 차량이라고는 하지만 미국을 타겟으로 개발되어 판매되는 차량이라는 것이 잘 드러나죠.
실제로 차량을 살펴보면 차량의 조립 및 마감에 있어서 섬세하고 꼼꼼하기 보다는 견고하고 다루기 쉽게 구성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차이를 보면 시장에 따른 브랜드들의 최적화가 인상적입니다.
Q 실내 구성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요?
가장 먼저 패스파인더의 실내를 보고 드는 생각은 '투박하다'는 것과 '편하다'는 것 같아요.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이나 센터페시의 구성 그리고 계기판 등 실내의 이미지를 드러내는 요소에서 아무래도 시간의 흔적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죠.
대신 센터페시아의 버튼 구성이나 스티어링 휠 좌우의 펑션 버튼 등 대다수의 버튼 및 기능들이 직관적인 조작 방식을 갖춰 높은 만족감을 느끼게 합니다. 다만 센터페시아에 적용된 우드 패널이 개인적인 취향과 맞지 않아 더 아쉽게 느껴지는 거 같아요.
그치만 차량의 구성을 본다면 또 납득이 되더군요. 이 차량 자체가 고급스러운 차량도 아닐 뿐더러 차량이 추구하는 컨셉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실제 V6 엔진과 거대한 실내 공간 등을 고려하면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지 않을까요? 애초에 미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차량이라는 점도 있고.
Q 센터페시아 패널의 구성이나 만족감은 어떤가요?
앞서 말했던 것처럼 상당히 직관적인 센터페시아가 돋보입니다. 실제 사용에 있을 때에도 직관적인 구성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죠. 다만 차이가 있다면 차량의 기능에 있어서 생각보다 사용하지 않은 버튼이 많은 편이고 통풍 시트와 열선 시트를 하나의 다이얼로 조절하게 만드는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Q 실내 공간에 대해서 평가를 한다면?
공간에 대해서는 정말 만족스럽죠. 3열 시트를 모두 활용하는 대형 SUV로 실내 공간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배경에는 역시 뛰어난 승차감과 만족감을 선사하는 시트가 있습니다. 큼직한 크기와 푹신한 쿠션감으로 마치 회사 임원들의 의자를 떠올리게 합니다.
시트 자체가 멋을 내거나 화려한 구성을 갖추고 있는 건 아니지만 탑승자를 편안하게 만들며 오랜 주행에도 탁월했습니다.덕분에 1열과 2열의 탑승자 모두 넉넉한 공간과 편안한 승차 경험을 누릴 수 있으며 무더위 속에서도 통풍 시트 덕분에 더욱 쾌적한 주행이 가능했습니다.
보통 3열까지 모두 사용하는 차량들의 경우 3열 공간이 협소해 '존재'에 만족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죠. 하지만 패스파인더의 경우 3열 공간도 상당히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차량이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다인 가족에게는 권하기 좋은 차량이라 생각되었다. 덧붙여 적재 공간도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Q 패스파인더의 정숙성이나 출력에 대한 감상은 어떨까요?
가솔린 SUV가 디젤 SUV 대비 우위를 점하는 이슈 중 하나는 역시 뛰어난 정숙성에 있다고 봅니다. 실제 패스파인더는 아이들링 상태는 물론이고 속도 구간을 가리지 않고 뛰어난 정숙성을 과시해 패밀리카로서 높은 만족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패스파인더의 매력은 단순히 넉넉한 공간에 그치지 않았습니다다. 실제 주행을 하면서 느낀 그 만족감 역시 상당했기 때문이었죠. V6 3.5L 가솔린 엔진과 엑스트로닉 CVT의 조합은 육중한 체격을 충분히 몰아 세울 수 있는 힘을 과시해 주행의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맥시마의 그것과 완전히 동일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V6 엔진의 힘으로 도심이나 고속 주행 등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감 넘치는 가속이 가능했습니다. 특히 고속 주행에서의 만족감은 정말 대단했다. 꾸준히 이어지는 출력의 전개와 안락한 승차감의 조화로 장거리 여행에서 더욱 돋보이는 존재입니다.
Q 주행 감성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요?
패스파인더를 동물로 비유한다면 하마라고 생각하면 될꺼 같아요. 하마는 정말 큰 체격을 갖췄지만 또 무려 50km/h의 속도로 달릴 수 있는 민첩성을 갖췄죠. 다른 사람들이 패스파인더의 덩치만 보고 느릴 거라 여길지 몰라도 순간적인 추월 가속감은 상당히 우수합니다.
사실 대형 SUV를 생각할 때 후보군에 오르지도않는 차량이었던게 사실이었는데, 이정도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차량이라면 닛산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실내는 다소 아쉽지만 가격을 보면 절대 아쉽지 않은 그런 계륵같은 차량이라 생각합니다.
Q 패스파인더의 경쟁력은??
2018년을 기준으로 본다면 패스파인더의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평하긴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페이스 리프트로 경쟁력을 챙겼다고는 하지만 확실히 경쟁 모델들에 비해 올드한 존재감도 명확하고 디젤 파워트레인을 선호하는 국내 대형 SUV 시장에서 가솔린, 그것도 V6 엔진을 탑재한 것 역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엔 아쉬움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기대감은 분명합니다. 지극히 미국 시장을 노린 차량에서 이정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면 다음세대의 패스파인더는 지금의 강점을 계승하고 단점을 지워내는 존재가 될 것 같습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취재협조: 블로거 라스카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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