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축구협회가 이강인(17ㆍ발렌시아CF)의 귀화를 원한다는 스페인 언론의 보도가 나와 화제를 모은 가운데 스페인 현지에서 아들과 함께 머물고 있는 아버지 이운성씨가 귀화설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대한축구협회는 3일 이강인 아버지 이씨가 U-19 대표팀 매니저를 통해 “전혀 귀화를 고려한 적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공개했다. 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강인 아버지는 난데 없이 귀화설이 불거진 것에 대해 강하게 유감을 표명하며 불쾌했다고 한다.
전날인 2일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지인 수페르 데포르테는 “스페인축구협회가 이강인의 귀화를 계획하고 있다”라며 “축구협회 기술위원들이 발렌시아에서 뛰는 이강인의 뛰어난 잠재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강인은 최근 툴롱컵을 비롯해 여러 대회를 통해 좋은 선수로 클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스페인축구협회가 3년 전부터 이강인의 귀화를 추진하려고 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았다”라며 “6월 30일 자로 이강인이 스페인에서 거주한 지 8년이 지나면서 스페인 국적을 딸 수 있는 자격 요건을 갖췄다. 이와 함께 완벽한 스페인어 구사 능력과 의무교육 수강 등의 조건도 맞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스페인축구협회가 귀화 작업을 진행하려고 하지만 이강인이 한국 국적을 포기할지 검토를 하지 않았다”라며 “한국은 이중국적이 허용되지 않는다. 그래도 스페인축구협회는 계속 시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강인 아버지가 이를 일축하면서 귀화설은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2011년 국내 TV 프로그램인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해 축구 자질을 인정받은 이강인은 그 해 11월 발렌시아 유소년 팀에 입단하면서 큰 화제가 됐다. 이강인은 2013년 12월 스페인 아로나에서 치러진 블루 BBVA 국제대회에서 4골을 터뜨렸고, 특히 8강전에서 강호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수비진 3명을 제치고 골을 넣으면서 스페인 현지 언론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 해에는 레알 마드리드의 영입 제안을 받는 등 성장을 이어간 이강인은 지난해 16살의 나이로 U-18 대표팀에 발탁됐고, 지난 6월 U-19 대표팀에 합류한 뒤 툴롱컵에 출전해 중거리포와 프리킥으로 3경기에서 2골을 터트리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툴롱컵이 끝나고 나자 발렌시아는 이강인을 잡으려고 재계약 조건에 1억 유로(약 1,250억 원)의 바이아웃(최소 이적료) 조항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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