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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중국 군사굴기 내세운 패권주의에 경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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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중국 군사굴기 내세운 패권주의에 경계심

입력
2018.07.05 04:4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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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관계 우호적 평가는 늘어 

 최대위협국 순위 北 2위로 내려와 

 日은 北 선택 비율 11%p 줄어 

지난 3월 베이징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 3월 베이징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시시때때 불거지는 주적(主敵) 논쟁을 차치하더라도 한국인들이 가장 큰 군사적 위협을 느끼는 나라는 그동안 북한이었다. 2015~2017년 3년 간 미국ㆍ중국ㆍ러시아ㆍ북한ㆍ일본 중 군사적 위협을 느끼는 나라(복수응답)를 묻는 질문에서 80% 안팎 응답자가 북한을 꼽았는데 이는 2위권 국가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이었다. 하지만 연초부터 전개되고 있는 한반도 해빙 무드는 이런 고정관념조차 무너뜨렸다.

올해 군사적 위협 국가로 북한을 꼽은 한국인은 48.6%로 중국(49.7%)보다도 낮았다. 북한이 두 번째를 차지한 것은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을 한 북한은 11월 화성-15형 발사를 마지막으로 핵실험ㆍ탄도미사일 시험 모라토리엄(유예)에 들어갔다. 또 올해 5월에는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는 등 군사적 적대행위 중지 조치를 취했는데,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최근 북한의 유화적 조치에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한국인들은 중국, 북한에 이어 일본(34.7%), 미국(19.8%) 순으로 군사적 위협국가를 꼽았다.

반면 일본인들은 군사적 위협을 느끼는 나라로 북한(77.0%)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88.0%)보다 다소 낮아진 비율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른 기대감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어 센카쿠(尖閣ㆍ중국명 댜오위다오ㆍ釣魚島) 열도를 둘러싸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66.0%)을 일본인들은 두 번째 군사적 위협국가로 꼽았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그래픽=신동준 기자

한국인들이 중국을 최대 군사위협국으로 꼽은 이유는 일차적으로 시진핑(習近平) 2기 체제가 본격 출범하면서 ‘군사굴기(堀起)’를 내세우는 등 패권주의적 행태를 노골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로는 한반도 긴장완화ㆍ비핵화라는 목표보다는 자국의 지정학적 이익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이는 중국의 행보를 꼽을 수 있다. 실제로 남북관계 개선을 마중물로 북미관계 개선을 가속화하려는 한국 정부 의도와 달리 시 주석은 미묘한 시점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열었고, 그때마다 북한은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다만 한중관계에 대한 평가는 유의미하게 긍정적으로 변했다. 한중 관계가 좋다는 응답자는 48.8%로, 관계가 최악이었던 지난해(16.3%)보다 3배나 늘었다. 중국을 신뢰한다는 응답자도 24.4%로 지난해(18.8%)보다 증가했다. 중국 당국이 충칭(重慶)과 우한(武漢)에서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하는 등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보복조치를 철회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관철 한국리서치 여론조사사업본부장은 “한반도 평화국면에서 이뤄진 3차례의 북중 정상회담 등 중국의 스탠스에 대한 의구심과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인 대상 조사에서는 중일관계가 좋다는 반응(27%)과 중국에 대한 신뢰도(21%) 모두 지난해보다 다소 상승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중일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 지난 5월 도쿄(東京)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등의 영향이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지난해 북한의 화성-12형 발사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북한의 화성-12형 발사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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