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통합노조 출범 알리는 집회
기내식 대란 사태를 계기로, 그 동안 나뉘어져 있던 아시아나항공의 일반 노조와 캐빈(승무원) 노조가 합치기로 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노조의 힘을 키우려는 목적이다.
11일 한국일보 취재결과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일반노조(전국운수산업노조 아시아나 항공지부)와 승무원 노조는 오는 1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통합 노조 출범을 알리는 집회를 연다. 아시아나항공엔 현재 일반노조(120명)와 승무원 노조(10명), 조종사 1노조(750명), 조종사 2노조(200명) 등 4개 노조가 있다.
업무 특성상 사측에 영향력이 셌던 조종사 노조와 달리, 그간 승무원과 정비기사, 화물, 영업 등을 담당하는 일반직원들은 좀처럼 밖으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 정부가 지난 2006년 12월 항공업을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 파업 등 단체행동권을 제한하자 노조에 가입해도 뾰족한 수가 없다는 회의론도 직원들 사이에 팽배했다.
아시아나항공 직원 A씨는 “노조 가입 사실이 알려지면 승진 누락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며 “조종사 노조와 달리 일반직원들의 요구는 번번이 사측에서 무시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기내식 사태를 계기로 직원들이 박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퇴진 목소리를 높이면서 노조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일반노조와 승무원 노조는 통합을 통해 사측에 대항할 구심점을 마련하는 한편 직원들의 노조 가입을 독려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노조 관계자는 “승무원을 주축으로 이미 수십 명이 새로 노조에 가입했고 가입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모두 노조에 가입하면 6,000명 규모의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노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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