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 보고서 분석
거래량도 24% 급감 예상
하반기 주택 가격이 수도권에선 소폭 오르고 지방에선 떨어져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 공시가격 현실화와 종합부동산세 인상 등 정부 규제가 이어지며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거래량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24%나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 KAB부동산연구원은 ‘2018년 상반기 부동산 시장 동향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전국 집값이 0.1%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수도권은 0.2% 소폭 오르지만, 지방이 0.9% 더 많이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2018년 연간 기준 수도권 집값 변동률은 1.7%, 지방은 -1.3%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연간 0.4%의 미미한 상승은 지난해 연간 상승폭(1.5%)보다 크게 둔화한 수치로, 2012년(-2.13%) 이후 변동률이 가장 적은 해가 된다는 뜻이다.
주택 거래량은 상반기 44만건보다 더 줄어 37만건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연간으로 보면 작년(105만건) 대비 14.9% 감소한 81만건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와 보유세 개편안 등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며 매수자들이 주택 구매를 보류하거나 시기 조정에 나서 매수세가 위축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채미옥 원장은 “주택공급이 증가하는 지역이나 지역산업 경기가 침체되는 지역은 거래량이 급감하고 가격 하락세가 확대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 집값이 과거 2006년 집값 급등기를 전후한 시기처럼 폭락 또는 폭등할 가능성도 낮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이날 ‘서울 주택시장 국면전환과 권역별 전이효과’ 보고서에서 2003년 11월~2007년 2월에는 집값 상승 폭이 컸지만, 최근 아파트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2016년 11월~올해 5월 상승 속도는 전반적으로 가파르지 않고 가격 변동성도 낮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분석에서 강남4구를 제외한 것은 한계란 지적도 나온다.
최근 강북 집값이 상승하는 것과 관련해선 “강남4구 집값 상승 폭을 따라 올라가려는 키맞추기 현상, ‘전이효과’ 때문”이라며 “이미 강남4구의 집값이 안정세로 돌아선 만큼 강북 집값도 계속 상승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강남4구의 집값이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과거보다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내 놨다. 강남4구를 대체할 수 있는 곳에 물량이 많이 공급됐고 광역교통망이 개선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채 원장은 “정부가 지난해 8ㆍ2 대책을 발표했을 때 강남 수요를 억제하고 공급을 확대하지 않으면 전셋값이 급등할 것이라는 주장이 많았다”며 “그러나 강남권 인근 수도권 물량 공급 확대와 광역교통망 확충, 교육 수요 분산 등이 가시적 효과를 내면서 최근 시장은 안정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전국 전셋값은 1%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상반기 전셋값은 1%(수도권 -1.0%, 지방 -0.9%) 떨어졌는데 하반기 하락폭이 더해지면 2018년 전체 전세가격은 2%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채 원장은 “입주 물량이 집중된 수도권 외곽 및 일부 지방의 경우는 전세 물건이 쉽게 해소되지 못해 하락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서울의 임차 수요도 수도권 택지지구로 분산이 돼 수도권과 지방 모두 전셋값이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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