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 거리를 두지 않으면 미국과의 통상에서 불이익을 겪을 것이라고 영국 정부에 경고하고 나섰다. 최근 EU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이른바 소프트 브렉시트를 추진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를 압박하려는 의도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 총리에 반발해 사퇴한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이 훌륭한 총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존슨 띄우기’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공개된 영국 대중지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메이 영국 총리가 발표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계획안과 관련, 어떻게라도 EU와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면 미국과 수익성이 있는 무역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국이 (브렉시트) 거래를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영국 대신 EU와 거래를 하는 것이고 영국은 미국과의 통상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EU의 단일시장에 일부 접근하고 규제도 받아들여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이른바 ‘소프트 브렉시트’(Soft Brexit) 계획안을 이날 공식 발표했다.
더 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비판은 메이 영국 총리에 심대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나아가 최근 소프트 브렉시트 계획안에 반발해 사퇴한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이 훌륭한 총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존슨 장관은 EU와의 관계를 단절하더라도 EU로부터 국경통제권과 사법권을 온전히 회수하는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를 주장하는 강경파의 대표주자다.
메이 총리는 이들 강경 보수파의 반발로 최근 수세에 몰린 형국이다. 최근 영국 방송인 스카이뉴스 여론조사에서는 무려 64%가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정책을 신뢰할 수 없다고 답변하는 등 국정운영 지지도도 크게 추락했다.
한편 12일 취임 후 처음으로 영국 실무 방문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이민 정책에 반대해 영국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 “영국인은 나를 매우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그들도 이민 문제에 나와 의견이 같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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