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인 ‘프랑스-크로아티아전’에서 경기장에 갑자기 뛰어든 이들은 러시아 록그룹 푸시 라이엇으로 확인됐다. 푸시 라이엇은 페미니즘, 사회문제를 주제로 음악 활동을 하는 그룹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3기 집권에 반대하는 게릴라 공연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들은 1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월드컵 결승전 후반 7분께 경기장에 갑자기 뛰어들었다. 경찰 복장을 한 여성 3명과 남성 1명이었다.
당시 경기 스코어는 프랑스가 크로아티아에 2-1로 앞서는 상황에서 크로아티아 팀이 공격을 하던 중이었다.
이들은 안전요원들을 피해 스타디움 중앙 쪽으로 순식간에 달려 들어갔다. 이들을 발견한 심판이 즉각 경기를 중단시켰고 곧이어 뒤따라온 안전요원들이 이들을 밖으로 끌어냈다. 이들 중 끝까지 저항하던 1명은 결국 안전요원들이 들고 나갔다.
이날 경기는 푸틴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콜린다 그라바르 키타로비치 크로아티아 대통령이 관람 중이었다.
소동으로 경기는 약 1분간 중단됐다. 곧이어 장내를 정리하고 경기가 다시 시작됐으나 양팀 선수들의 경기 호흡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모스크바 경찰은 경기장에 난입한 이들 4명을 연행해 조사 중이다. 이들은 스포츠 경기 관전 규칙을 어기고, 불법으로 경찰복을 입은 혐의를 받고 있다.
푸시 라이엇은 이날 페이스북 계정에서 경기장에 난입한 이들이 멤버들임을 밝혔다. 이들은 “정치범 석방,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표현의 자유 보장, 시위 참가자 불법 체포 중단, 정치 경쟁 허용 등을 촉구하기 위해 시위를 벌였다”고 설명했다.이들은 글에서 이날로 사망 11주기가 된러시아 시인 드미트리 프리고프의 개념을 인용해 경찰권의 남용을 비판했다. “천국의 경찰은 아기의 수면을 지키고 지상의 경찰은 정치범을 박해한다”, “천국의 경찰은 게임의 규칙을 지키기 위해 주의 깊게 지켜보고 지상의 경찰은 규칙을 신경 쓰지 않고 게임에 참가한다”는 것이다.
앞서 푸시 라이엇은 2012년 2월에도 크렘린궁 인근의 모스크바 정교회 성당에서 푸틴 당시 대통령 후보의 3기 집권에 반대하는 시위성 공연을 했다가 체포됐다. 당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기도 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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