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에서 최근 잇달아 제기되는 북핵 은폐 의혹에 대해 16일 낭설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폈다. 동시에 미 행정부를 향해 강경파 목소리에 휘둘려선 안 된다고 경고하며 단속에 나섰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이날 ‘조미(북미)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협하는 북 비핵화 의혹설’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국의 정보기관, 언론들이 ‘북이 핵, 미사일 시설을 확장하고 있다’, ‘북이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어기고 있다’는 여론을 내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불거진 강성(또는 강선)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 운영설, 함흥 핵미사일 제조공장 확장설 등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매체는 이어 “문제는 미 행정부가 ‘북 비핵화 의혹설’이 저들의 반대파 세력이 불순한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내돌리는 낭설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것을 우리 공화국에 대한 압박용으로 써먹으려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핵을 은폐하려 한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동시에 북한 비핵화 진정성을 의심하는 세력에 휩쓸려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전날 북한 대외선전용 주간지 통일신보도 미 행정부를 향해 “호상 존중하고 신뢰를 구축해야 하는 오늘의 현실에서 지금처럼 반 평화세력들, 대화 반대론자들의 눈치를 보며 공화국(북한)과 상대하려 든다면 좋은 결실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북한이 선전매체를 동원,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며 미국 행정부를 단속하고 나선 배경에는 거듭된 의혹이 자칫 협상을 지연시키거나 대화 판 자체를 깰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달 6~7일 방북 당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에게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을 가동 중이냐고 직접 추궁했고, 김 부위원장은 전면 부인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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