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그바·캉테 중원서 1차 수비
움티티 등 포백 뒷공간 틀어막아
14골 넣는 동안 6실점 ‘짠물’
20년 전과 같은 6승 1무 전적
러시아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프랑스 축구대표팀이 ‘네오(neo) 아트사커’를 완성했다.
프랑스는 1998년 자국 월드컵에서 예술 같은 패스로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하며 ‘아트사커’라는 극찬을 받았다. 그러나 화려한 공격력만 가지고 월드컵을 제패할 수는 없다.
1998 월드컵 우승 당시 ‘아트사커’ 뒤에는 ‘철의 포백’이라 불리는 빅상테 리자라쥐와 마르셀 드사이, 로랑 블랑, 릴리앙 튀랑이 버티고 있었다. 포백 앞에는 ‘장군’이란 별명을 지닌 디디에 데샹(러시아월드컵 프랑스대표팀 감독)이 경기를 조율했다. 이들 덕에 지네딘 지단은 수비 부담을 덜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맘껏 펼쳤다. 당시 프랑스는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7경기에서 6승1무를 거뒀는데 15골을 넣는 동안 단 2실점했다. 뛰어난 공격력 못지 않게 ‘짠물 수비’가 돋보인 팀이었다.
20년 만에 다시 월드컵을 품에 안은 ‘네오 아트사커’도 마찬가지다. 프랑스는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까지 6승1무를 기록했다. 14골을 넣고 6실점했다. 난타전을 벌였던 아르헨티나와 16강전(4-3 승)을 빼면 3실점 뿐이다. 폴 포그바(25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은골로 캉테(27ㆍ첼시)가 중원에서 상대 공격을 1차로 무력화했다. 왼쪽부터 루카스 에르난데즈(22ㆍ아틀레티코 마드리드)-사무엘 움티티(25ㆍ바르셀로나)-라파엘 바란(25ㆍ레알 마드리드)-뱅자맹 파바르(22ㆍ슈투트가르트)가 포진한 포백 라인도 빈 틈이 없었다.
프랑스는 우루과이와 8강 점유율이 58대 42로 앞선 걸 빼면 아르헨티나와 16강, 벨기에와 4강(1-0 승) 그리고 크로아티아와 결승(4-2 승) 등 3경기 점유율 모두 4대6으로 뒤졌다. 튼튼한 수비와 빠른 역습이라는 효율적인 실리 축구로 상대를 허물었다는 뜻이다. 포그바 바로 앞에 선 앙투안 그리즈만(28ㆍ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은 ‘포스트 지단’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했고 만 19세의 ‘무서운 10대’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는 20년 전 티에리 앙리처럼 엄청난 스피드로 상대 수비를 허수아비로 만들었다.
더욱 고무적인 건 러시아월드컵 베스트 11로 활약한 프랑스 선수 대부분이 20대 초ㆍ중반이라는 사실이다. 1998년의 ‘원조 아트사커’는 월드컵 2년 뒤 유로2000을 제패한 이후 명맥을 이어가지 못했다. 프랑스는 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2006년 독일월드컵 준우승, 2010년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2014년 브라질월드컵 8강 등 매번 정상 도전에 실패했다. 그러나 ‘네오 아트사커’의 미래는 창창해 보인다. 4년 뒤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도 이들의 전성시대가 계속될 거란 장밋빛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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