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사진 2장 조롱조로 게시
비난 일자 “구글서 검색” 실토
남성혐오 성향 인터넷 사이트 ‘워마드’에 태아 낙태 사진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온라인에 유포된 사진으로 벌인 자작극이라는 사실이 확인됐지만,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문제되는 사진을 조롱조로 올렸다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워마드 사이트 자유게시판에 ‘낙태 인증’이라는 글이 올라온 것은 지난 13일. 글쓴이는 태아 낙태 사진을 두 장과 함께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바깥에 두면 유기견들이 먹으려나 모르겠다’고 조롱조로 적었다. 댓글 또한 동조 일색이었다. 글쓴이는 해당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비난을 받자 17일 ‘구글에서 검색한 사진’이라 밝히며 자작극을 실토했다. 실제로 사진은 온라인에 떠돌아 다니던 것이었다. 게시물은 이후 삭제됐다.
워마드의 ‘인증’ 자작극은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다. 한 글쓴이는 17일 오후 ‘69년 전에 죽인 아버지 시체 다시 파봤다’며 부패한 시신 하체 사진을 올렸다. 이 또한 해외 사이트에 게재된 사진으로 작성한 허위 게시물이었다.
워마드 역시, 극우 성향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처럼, 자신들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커지는 상황을 악용해 사람들의 비난과 관심을 더욱 끌기 위해 악의적 행위를 벌이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남성뿐 아니라 여성들도 워마드가 도를 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직장인 김모(27)씨는 “워마드는 여성 인권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여성혐오만 부추기고 있다”라며 “설령 허위라 할지라도 그런 게시물을 올린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워마드 회원들은 “일베 등 남성이 올린 여성혐오 게시물이 더욱 문제”라고 주장한 바 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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