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하양 낮기온 39.9도 전국 최고
내달도 비 적고 폭염 지속 예상
1994년 여름 재현 가능성 커져
전국에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을 비롯한 전국 6개 지역에서 30도 안팎의 관측 사상 최고의 열대야까지 발생했다. 8월에도 예년보다 비가 적게 내리고 기온이 더 높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올해 폭염은 역대 최악이었던 1994년에 버금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절기상 1년 중 가장 덥다는 대서(大暑)인 23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29.2도를 기록해 111년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열대야의 기준인 최저 25도를 4도 이상 웃도는 기록이다. 특히 강릉은 아침 최고기온마저 30도를 훌쩍 넘어서는 31.0도까지 치솟았다. 1911년부터 기상관측을 시작한 강릉의 경우 전국에서 아침 최저 기온으로 유일하게 30도를 넘는 기록(2013년 8월8일, 30.9도)을 갖고 있었으나 이날 5년 만에 전국 역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상청은 서울과 강릉을 비롯해 울진(29.3도), 울릉도(29.2도), 수원(28.2)도, 충주(26.4도) 등 6개 지역이 각 기상관서 관측 이례 가장 높은 아침 최저 기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35도 안팎으로 오른데다 태풍에 동반된 구름대가 유입되면서 복사 냉각이 차단돼 밤사이 기온이 떨어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록적인 낮 기온도 이어졌다. 경산 하양은 이날 한때 수은주가 39.9도를 찍으며 올해 전국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공식기록은 아니지만 1942년 8월1일 대구에서 기록된 40.0도에 이은 역대 전국 두 번째다.
7월은 물론 8월에도 폭염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은 이날 내놓은 ‘8~10월 3개월 날씨 전망’ 자료에서 8월의 평균 기온이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평년(24.6~25.6도)과 비슷하거나 높고, 강수량은 평년(220.1~322.5㎜)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적겠다고 밝혔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7월 내내 계속해서 열이 축적된 상태에서 8월에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태풍과 같은 다른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역대 최대 폭염이 찾아왔던 1994년에 버금가는 여름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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