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업가들로부터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원유철(56) 자유한국당 의원이 “뒷돈을 받은 적도 요구한 적도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심규홍) 심리로 24일 열린 첫 공판기일에 나온 원 의원은 “20년 가까이 지역민의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아오면서 5선 의원이란 과분한 자리에 이르렀다"며 "그 동안 돈에 욕심이 생기는 순간 정치를 즉시 그만두겠단 생각으로 의정활동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구민 한분 한분의 고충을 청취하고 발로 뛰며 주민 민원 해결을 위해 노력했을지언정 은밀하게 뒷돈을 받거나 요구한 적이 없다"며 "경제적 곤란을 겪을 때도 이런 신념이 흔들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원 의원은 이후 "제가 험한 꼴 당하는 것은 억울해도 감당할 수 있으나 가까운 사람이 저로 인해 너무 힘들어할 때는 의원직을 사퇴할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며 울먹였다.
원 의원은 지역구인 경기 평택시의 한 업체로부터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총 5,500만원을 받은 것을 포함해 지역 업체 4곳으로부터 민원 해결 청탁과 함께 보좌관 등과 공모해 약 1억8,0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과 정치자금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됐다. 또 민원 청탁과는 별도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5년에 걸쳐 불법 정치자금 5,300만원을 수수하고 약 6,500만원을 부정하게 사용한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과거 원 의원의 특보를 지낸 최모(57)씨와 지역구 사무국장 황모(46)씨, 이들에게 뇌물을 건넨 지역 건설업체 대표 한모(48)씨 등 3명도 원 의원과 함께 재판에 넘겼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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