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도 해수욕장 관광객 늘어
‘당일치기’ 위주…숙박업소 ‘울상’
강원 강릉시가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KTX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강릉시는 올해 상반기 지역 내 주요 명소를 찾은 관광객은 521만1,0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7만명 가량 늘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2~3월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 중 100만명 가까이 KTX열차를 이용해 강릉을 찾은 것이 관광객 증가의 가장 큰 이유다. 서울에서 강릉을 1시간 50분대에 연결하는 이 철도는 평창올림픽 개막을 앞둔 지난해 12월 개통했다.
특히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월 평균 23만명 가량이 KTX를 타고 강릉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말을 맞아 강릉 안목항 커피거리를 찾은 이경준(44)씨는 “교통체증 없이 푸른 동해바다와 커피, 대게 등을 즐기고 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어 당일 관광지로 제격”이라고 말했다.
KTX효과는 여름 휴가철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 최근 지속된 불볕더위 속에서도 경포 등 강릉지역 해수욕장 방문객이 지난해보다 8% 가량 늘어난 것. 속초와 삼척 등 인근지역 피서객이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KTX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된다. 강릉시는 최근 강릉선 KTX 이용객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80.3%가 재방문 의사를 밝힌 점에 고무돼 있다.
그러나 상당수 관광객이 숙박하지 않고 당일 돌아가면서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숙박업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강릉을 찾는 여행패턴이 하루 일정으로 굳어지고 있는데다, 올림픽 개막에 맞춰 2,700여개 객실을 갖춘 호텔과 콘도 6곳이 문을 여는 등 경쟁도 치열해져 매출 하락을 걱정하는 업소가 많다”고 털어놨다.
이에 따라 강릉시는 체류 관광객 유치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시는 소금강 온천과 정동진 곤돌라, 경포 대관람차 등 연계 관광지 완공을 서두르는 한편 KTX와 연계한 체류형 상품을 준비 중이다. 강릉시는 “지역 축제와 연계한 상품과 컬링 체험, 직업 단합대회 상품 등 다양한 테마의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