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이 시공 중인 댐
6개 마을 덮쳐 여러 명 숨져
라오스 정부, 비상사태 선포
#“지난주부터 균열 등 조짐 있어
오전부터 대피 도중 사고 발생”
한국 SK건설이 라오스에서 건설 중인 수력발전댐이 붕괴돼 수백명이 실종됐다. 사망자도 여러 명 발생했다. 통룬 시술리트 라오스 총리는 비상 사태를 선포했다.
24일(현지시간) 라오스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라오스 남동부 아타푸주(州)에 시공되고 있는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댐의 보조댐이 무너지면서 약 50억㎥ 상당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렸다. AFP통신은 방출된 수량에 대해 “올림픽 수영경기장 200만개를 채울 수 있는 것보다 많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인근 6개 마을에 홍수가 발생, 가옥들을 물살이 덮치면서 1,300여 가구가 수해를 입었고, 이재민도 6,600여명이나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구체적인 인명피해 규모는 파악되지 않는 가운데, 현지 언론들은 “홍수가 발생해 수백명이 실종됐고, 정확한 인원은 알 수 없지만 여러 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최소 100명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이 같은 실종자 수를 감안하면 사고 수습 과정에서 최종 확인되는 사망자는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
붕괴된 댐은 세피안-세남노이 본 댐 아래의 5개 저수지 중 가장 작은 보조 댐으로 알려졌다. 23일 밤 붕괴되면서 대량의 물이 강으로 흘러 들었고, 최고 수위 15m를 기록, 인근 강변 마을을 침수시켰다. 현지에서 전송된 현장 동영상에 따르면 흙탕물이 온 마을을 뒤덮고 있으며, 사찰과 가옥의 지붕만 보일 정도로 물이 불어났다. 주민들은 지붕에 올라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현지의 한 소식통은 “지난주부터 비가 많이 내리면서 보조댐에 균열이 생기는 등 붕괴 조짐이 있었다. 23일 오전부터 대피령을 내리고 하류 주민들을 대피시키던 도중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대형 재난에 통룬 총리는 이날 예정돼 있던 월례 내각 회의를 취소한 뒤, 각료들과 사고현장으로 달려갔다. 통룬 총리는 현장에서 구호 작업을 지휘할 예정이다. 아타푸 주정부도 당과 중앙정부, 기업 등에 댐 붕괴 이후 피해자 구호에 필요한 의류, 식량, 의약품 등 긴급 구호 물품 지원을 요청했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댐은 SK건설이 한국서부발전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 추진 중인 프로젝트다. 국내 최초의 해외개발형 수력발전모델로, 단순 시공에 그치지 않고 개발ㆍ건설ㆍ운영 등 전 단계에 참여해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올해 연말쯤 공사가 끝나면 내년 초 상업운전에 들어가 앞으로 27년간 이 컨소시엄이 발전소 운영을 맡을 예정이었다.
SK건설 측은 이날 사고에 대해 “최근 라오스 전체에 수일간 천재지변성 집중호우가 내린 탓”이라며 “본 댐이 아니라 5개 보조댐 중 하나가 범람해 하류마을 침수 피해가 가중됐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애초 수위 상승이 감지됐기 때문에 사전에 댐 인근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등 대비를 해 왔다”며 “정부와 협조 하에 인근 마을 주민 대피와 구조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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