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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만원 모은 ‘몰카 탐지기’ 펀딩 중단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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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만원 모은 ‘몰카 탐지기’ 펀딩 중단 이유는

입력
2018.08.01 18:21
수정
2018.08.0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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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사람들' 텀블벅 페이지 캡처
'불편한 사람들' 텀블벅 페이지 캡처

소셜펀딩 사이트를 통해 5,000만원이 넘는 후원을 받은 ‘몰카 탐지기’ 제작이 결국 취소됐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탐지기 성능과 가격대에 대한 회의적 여론이 고개를 들면서 후원 취소가 잇따르자 제작진이 프로젝트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제작진을 믿고 후원을 철회하지 않았던 네티즌들이 반발하면서 논란은 더 커질 모양새다.

서울대 창업 프로젝트 팀 ‘불편한 사람들’은 지난달 31일 소셜펀딩 사이트 ‘텀블벅’ 페이지에 공지를 올리고 프로젝트 중단을 결정했다. 팀은 “잘못된 판단과 미숙함으로 인해 후원자들께 많은 실망을 드려서 죄송하다”며 “전적으로 저희의 책임임을 받아들여 펀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원래 펀딩 마감일은 8월 3일이었다.

‘불편한 사람들’은 지난해 12월 ‘몰카탐정 코난(코난)’이란 자체 몰카 탐지기를 개발,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몰카 근절 캠페인을 벌여왔다. ‘코난’은 스마트폰에 탐지기를 연결하면 사방으로 빛을 뿜어 몰카 렌즈의 위치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팀은 ‘코난’이 기존 탐지기와 달리 ▦배터리가 필요 없고 ▦변기 밑 등 사각지대의 몰카 확인이 수월하며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저렴하다고 홍보해왔다.

팀은 탐지기 구입 문의가 쇄도하자 지난달 5일 ‘텀블벅’에 페이지를 개설하고 대량 생산을 위한 모금을 시작했다. 목표 모금액은 300만 원. 탐지기의 가격대는 3만 5,000원으로 잠정 책정됐다. 팀은 또 몰카 설치 여부가 불명확한 경우 사진을 찍어 보내면 실시간으로 판독해주는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앱은 일종의 ‘애프터서비스’ 개념이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상당한 반향을 끌어냈다.

암초를 만난 건 ‘텀블벅’ 페이지를 개설한 지 얼마 안돼서였다. 일부 커뮤니티에서 ‘코난’의 성능과 가격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다.

이들은 먼저 가격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코난’과 비슷한 성능의 몰카 탐지기가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1만 원대 중반에 판매되는 것을 찾아냈다. 이들은 팀이 ‘코난’을 “시중 최저가”라 홍보한 점을 들어 제작진이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성능도 도마에 올랐다. 1만원대의 몰카 탐지기는 빛을 통한 렌즈 식별과 전자파 식별 능력까지 갖춘 반면, ‘코난’은 렌즈 식별 기능만 있다는 것이다.

팀은 지난달 30일 ‘텀블벅’ 글을 통해 제기된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팀은 가격대와 관련해 “시제품을 통해 가격대에 대한 여성들 의견을 수렴했고, 온라인 쇼핑몰에서 1만 원대 중반에 비슷한 제품이 팔리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 했다”고 밝혔다. 또 성능에 대해선 “1만 원대 중반 제품의 경우 (탐지를 위해) 감지를 높이면 계속 소리가 나 실용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가장 논란이 된 건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팀의 입장이었다. 팀이 “탐지기에 대한 여론 악화로 인해 앱 제작업체와의 미팅이 결렬됐다”며 현 상황에선 앱 제공이 힘들다고 밝힌 것이 소비자들의 반발을 샀다. 한때 5,000만원에 달했던 후원 금액은 1,800만원 대로 줄었다. 이에 팀은 프로젝트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팀을 믿고 후원을 취소하지 않았던 네티즌들이 비판에 나섰다. 후원 금액이 기존 대비 많이 줄어든 건 사실이지만, 애초 목표 금액이 300만 원이었던 만큼 펀딩 초과 달성이 확실한 데 왜 제작 중단을 선언했느냐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이미 (초과 달성인) 100%를 넘었는데 (후원) 금액 조금 빠졌다고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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