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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고3 시험문제 유출사건 검찰로 넘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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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고3 시험문제 유출사건 검찰로 넘어가

입력
2018.08.0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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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6일 기소의견 송치…대가성은 규명 못 해

업무방해ㆍ김영란법 위반ㆍ건조물침입 혐의

광주광역시교육청./2018-07-24(한국일보)
광주광역시교육청./2018-07-24(한국일보)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고3 내신 시험문제 유출사건 실체를 밝히는 수사가 검찰로 넘어간다.

광주 서부경찰서 5일 고교 시험문제 유출 사건 당사자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된 광주 한 고등학교 행정실장 A(58)씨와 학부모 B(52ㆍ여)씨를 기소의견으로 6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공범 관계인 A씨와 B씨는 고3 수험생이자 해당 학교 학생인 B씨 아들의 성적을 조작하기위해 올해 1학기 이과 중간ㆍ기말고사 시험문제를 통째로 빼돌려 교육행정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씨와 B씨에게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위반 혐의를, 시험지 원안을 빼내려고 학교 시설물에 무단 침입한 A씨에게는 건조물침입 혐의를 각각 추가로 적용했다.

앞서 이번 시험문제 유출 사실은 서술형까지 완벽하게 예고한 B씨 아들 행위를 수상히 여긴 동급생들의 진상규명 요구로 드러났다. B씨 아들은 엄마가 ‘족보’(기출문제 복원자료)라면서 건넨 A4용지 4장 분량의 학습자료로 시험을 준비하면서 문제 일부를 동급생들에게 알려줬다.

학부모 B씨는 학교 행정실장 A씨가 몰래 빼낸 시험문제를 미적분ㆍ기하와 벡터ㆍ생명과학Ⅱ 등 아들이 어려워하는 과목을 중심으로 난도가 높은 문제만 간추려 편집본을 만들어 아들에게 전달했다.

행정실장 A씨는 학교 측 관리소홀을 틈타 등사실에 보관된 시험지 원안을 행정실로 가져와서 복사하는 수법으로 중간·기말고사 시험지 사본을 통째로 B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등사실 열쇠는 A씨가 책임자로 있는 행정실이 관리했다.

경찰은 시험문제 유출에 학교 위선이 개입했는지, 과외교사 등 외부인이 문제풀이와 편집본 제작에 도움을 줬는지, 학생이 관련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는데 현재까지 수사 결과 범행은 A, B씨 두 사람만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

행정실장 A씨는 학교운영위원장인 B씨의 영향력과 부모로서 딱한 처지를 이해해 시험문제 유출 요구에 응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피의자들 집과 자동차, 일터에서 압수 수색을 하고 세 차례에 걸쳐 금융거래 분석 대상을 주변인으로 확대했으나 시험문제 유출 대가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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